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 입국시 14일간이나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규정으로 인해 한국 방문에 어려움과 불편함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많은 가운데 가족 상을 당하거나 중요한 사업상 목적으로 한국행이 불가피한 경우 재외공관을 통해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이를 이용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방문시 격리면제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경우는 가족의 장례시 또는 중요한 비즈니스 출장으로 제한돼 있는데,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11월 현재 격리면제서가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서만 월 200건 정도로 발급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 4월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총영사관 측은 이같은 증가가 격리면제서 발급이 이제 많이 알려졌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중요한 사업적 방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경우가 많으며 계절적 요인 등으로 사망자가 늘어난 것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현재 한국 방문시 격리면제서는 인도적 목적(장례식 참석)과 중요한 사업상 목적(계약, 투자 등)이 있을 경우 등 두 가지 경우에만 발급이 가능하다.
인도적 목적의 경우 본인의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형제자매,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속(재혼 부모 포함) 및 직계비속(사위, 며느리 포함)의 장례에 참석해야 할 경우에 해당한다.
사업상 목적의 경우 입국 희망자가 한국내 기업(파트너사)에 격리면제 협조 요청을 하면 파트너사가 국내 관련 중앙부처(중소기업부, 산업부 등)에 격리면제 공문 신청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해당 부처가 심사를 거쳐 중요한 사업상 목적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면 외교부에 격리면제서 발급 공문을 발송, 외교부는 다시 총영사관으로 발송해 발급이 이뤄지게 된다.
격리면제서의 유효기간은 1주일이므로 발급 후 1주일 이내 입국이 가능하도록 발급일을 정해야 한다.
격리면제서 신청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격리면제자 본인의 유효한 여권(원본 및 사본 각 1부) ▲출입국 항공권 사본 1부 ▲격리면제 기간 활동계획서 ▲격리면제 동의서 ▲방문목적 증빙서류(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사본 1부) ▲외국에서만 가족인 경우 외국 권한 당국이 발행한 출생증명서와 혼인증명서 등 각 1부 ▲국내 체류지 증빙서류(호텔 예약확인증, 체류지 주소, 체류지 거주자의 이름 등)이다.
이상수 법무영사는 “격리면제서가 많이 알려지며 특히 중요한 사업상 목적으로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이제는 인도적 목적보다 사업상 목적이 더 많은데 한국내 파트너 사와 불가피한 사업상 만남이 이뤄져야 하는 경우는 물론, 한국에서 미국에 단기 출장을 왔다가 돌아가는 경우 등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LA 총영사관에서의 공증(영사확인) 민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양상규 LA 총영사관 민원영사에 따르면, 지난달 총 2,000여건으로 연간 6% 증가했다. 이는 한국을 장기간 자유롭게 방문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내 부동산 거래, 금융 자산 처분, 상속, 회사 설립 등을 위해 위임장을 발급하려는 한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의 www.mofa.go.kr
‘격리면제서’ 승인 조건
▲인도적 목적(장례식 참석)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 사위, 며느리 등 직계 가족과 존비속이 한국에서 사망해 장례식에 참석하는 경우. 사망진단서와 가족 관계임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 필요.
▲중요 사업상 목적(계약, 투자 등)
한국 방문을 초청하는 한국내 기업(파트너사)가 국내 관련 중앙부처(중소기업부, 산업부 등)에 격리면제 공문 신청을 한 뒤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함.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