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와 가족이 제가 죽었다고 믿거나 저를 찾는 방법을 몰랐을까 봐 두렵습니다. 나이들수록 영영 부모님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나고 슬퍼요.”
워싱턴주 시애틀에 사는 입양 한인 에이미 카 배럿(한국명 오미숙·51)씨는 친부모가 자신을 잃어버리고 눈물의 나날을 보냈을 것이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럿 씨가 한국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사연에 따르면, 1969년 1월8일 생인 그는 두돌이 지난 1971년 5월 22일 대구 달성군 금동시장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유가면 사무소 직원에게 발견돼 대구 아동 임시보호소로 옮겨졌다.
실종됐음에도 일주일도 안 돼 입양이 결정됐고, 서울에 이송돼 1972년 1월 미국에 갈 때까지 위탁가정에서 있었다. 오하이오주에 입양됐다가 캘리포니아주와 유타주에서 자랐다. 공군 장교인 양부와 변호사인 양어머니 사이에서 다복하게 성장한 그는 결혼해 2남1녀를 뒀다.
그는 2017년 6월 입양인을 위한 모국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해 45년 만에 처음으로 방한했고, 당시 달성군을 찾아 수소문 끝에 친부모 대신 자신을 발견했던 유가면 사무소 직원을 만났다.
그 직원은 “5월22일 아침, 창녕 방향에서 달성군까지 혼자 울면서 걷고 있었고, 얼마나 많이 걸었는지 바짓가랑이는 온갖 먼지투성이였다”고 기억했다고 한다. 또 말을 제대로 못 해 18∼20개월 정도로 나이를 추정했다.
‘오미숙’이라는 한국 이름은 본명이 아니고 입양기관에서 지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