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여권·노트북 등 피해 올들어 6건 접수
LA 총영사관, 한국인 방문객에 주의 당부
지난 1월 자녀의 대학 합격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에서 가족들과 LA로 여행을 온 김모씨는 남가주에서 최악의 경험을 했다. 출국 전날 가족들과 샌디에고 라호야 해변 인근 주차장에 30분간 주차를 한 뒤 관광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차 유리창이 모두 깨져 있고 수천달러의 현금과 여권 등 주요 소지품을 모두 도난당한 것이다.
김씨는 “‘잠깐 차에 소지품을 두고 가도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현찰은 물론, 한국에서 가져온 휴대폰까지 모두 훔쳐갔더라”며 “다음날 밤 한국으로 출국이라 급하게 LA 총영사관에 연락해 단수여권을 만들어 간신히 예정 시간에 맞춰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12일에는 한국에서 출장을 온 이모씨가 렌트카를 반납하기 전 아내 선물을 사러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에 차를 주차한 뒤 샤핑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차량 내부에 있던 노트북 등 소지품이 모두 사라지는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한국이나 타주에서 LA 지역을 찾는 한인 방문객들 가운데 주요 관광명소에 주차한 차량 내 소지품을 모두 도난당하는 등 범죄 피해를 줄줄이 당하고 있어 LA 총영사관이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LA 총영사관은 또 LA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노상강도와 노숙자들의 ‘묻지마 폭행’ 등 범죄도 급증하고 있어 한인 등 여행객들이 이같은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3일 LA 총영사관은 올들어 한국에서 LA를 찾은 한인 방문객들 중 할리웃이나 베벌리힐스, 라스베가스 등 유명 관광지에서 주차한 차량 내 물품을 도난당하는 피해 사례가 총 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피해 후 영사관이 아닌 관할지역 경찰서에 직접 신고된 경우까지 고려할 경우 한국 여행객들의 차량 내 소지품 절도 피해는 20여건에 달할 것으로 총영사관은 추산했다.
LA 총영사관 김보준 경찰영사는 “한국의 경우 차 유리 틴트도 강한데다 차량 내부 소지품을 훔치는 절도범죄가 흔하지 않기 때문에 LA나 남가주 유명 관광지도 ‘당연히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또 사진을 찍거나 물건 구입을 위해 잠시 차량을 주차한 뒤 중요한 소지품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놓고 가는 여행객들이 많은데 이러한 경우 범죄자들의 타깃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김 영사는 이어 “차량 절도사건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귀중품을 트렁크나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차량 문 단속을 한번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한국에서 LA를 방문한 여행객들은 여권 분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권 복사본을 만들어 소지하고 다니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