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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빠졌다고 좋아할 일 아냐… 50 넘어 주의해야 할 신호

한국뉴스 | | 2026-05-19 09:45:29

살 빠졌다고 좋아할 일 아냐, 50 넘어 주의해야 할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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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민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50대 이후 췌장암 증가…흡연자는 특히 위험

초기 증상 없어 종양 커질 때까지 알기 어려워

갑자기 생긴 당뇨병·혈당 조절 악화도 이상신호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췌장은 위장 뒤쪽 깊숙이 위치한 길이 15㎝ 정도의 장기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같은 호르몬을 만드는 내분비 기능을 함께 담당한다. 이곳에 생기는 악성 종양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는 췌관에서 발생하는 ‘췌관선암’이다.

 

췌장은 몸 깊숙이 위치한 탓에 종양이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거나 병이 진행되면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복통이다. 통증은 명치 부위나 윗배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등 쪽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다만 근골격계 통증이나 단순한 위장 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조기 진단이 어렵다.

 

췌장의 머리 부분에 종양이 생기면 담관이 막혀 피부와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발생할 수 있다.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대변 색이 옅어지는 변화와 함께 전신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급격히 줄거나 식욕이 떨어진다면 췌장암의 신호일 수 있다. 췌장 기능이 떨어지면 지방단백질 등 영양 흡수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환자는 지방변이나 만성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을 겪는다. 당뇨병과도 연관성이 있다. 중장년층에서 갑자기 당뇨병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혈당 조절이 급격히 악화했다면 췌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아직 췌장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50대 이후부터 췌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만성 췌장염, 비만,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과 과도한 음주, 가족력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췌장암 진단에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중심으로 자기공명영상(MRI), 자기공명담췌관조영술(MRCP), 내시경 초음파(EUS) 등 다양한 영상검사가 쓰인다. 필요 시 내시경 초음파유도 세침검사나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이용한 조직 검사를 통해 암세포 여부를 확인한다.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주요 혈관 침범이 없는 초기 췌장암은 수술적 절제가 가능하다. 문제는 다른 암에 비해 진단 당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주변 장기 침범이나 원격전이가 동반된 경우 수술적 치료가 어려워 항암치료 중심의 고식적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여러 항암제를 함께 사용하는 복합 항암요법이 사용되며, 암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해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데 목표를 둔다. 병기에 따라 수술 전후 보조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췌장암으로 인한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보조적인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종양이 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겼을 때 시행하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이 대표적이다. 좁아진 담관에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다시 장으로 흐르도록 도와주면 황달과 가려움증은 물론 담관염과 같은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간 기능을 호전시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신 상태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이다. 암이 주변 신경을 침범해 복부나 등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신경차단술이나 신경용해술을 고려한다. 이러한 시술은 주로 영상 유도하 경피적으로 시행하며, 통증을 완화해 진통제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췌장암은 한 가지 치료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간담췌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함께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다

 

. 이를 통해 항암치료, 내시경 시술, 수술, 방사선치료, 통증 관리 등을 환자 상태에 맞게 계획할 수 있다.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같은 정밀의료 기반 치료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암의 유전적 특성을 확인하고 특정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면 표적치료제나 면역항암치료를 고려한다.

 

췌장암을 완전히 예방할 순 없지만, 위험 요인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금연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 중 하나다. 적절한 체중 관리와 균형 잡힌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고 만성 췌장염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의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다.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쉽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기적인 검진과 평소 내 몸의 변화에 관심을 갖는 게 췌장암 예방의 첫걸음이다.

 

<이재민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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