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수작 말고 실력으로"…거울삼아 성장하는 두 소리꾼 '정년이'

한국뉴스 | | 2024-11-08 12:13:33

정년이,김태리,신예은,화제성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타고난 재능 vs 갈고닦은 실력…김태리·신예은, 1~3년 소리 연마

완성도 있는 '극중극'도 관전 포인트…10%대 시청률·화제성 높아

 

tvN '정년이'/tvN 제공
tvN '정년이'/tvN 제공

국극을 하겠다며 집을 뛰쳐나와 홀로 상경한 정년이(김태리 분)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가진 천재 소리꾼이지만, 아직 어린 열아홉살 소녀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무대 위에서 돌발 행동을 하고,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압도당해 모두가 말리는 독공(득음을 위해 토굴 또는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 훈련)을 고집하기도 한다.

미련하게 느껴질 정도로 막무가내인 정년이는 동료에게 "너는 소리 하나에만 매달리는 나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한다.

"나는 소리하나 믿고 여(여기)까지 왔어. 소리 하나 믿고 집 나왔고, 소리 하나 믿고 열 번 넘어져도 열 번 일어설 수 있었어. 소리는 내 바당(바다)이고 내 하늘이여. 내 전부라고"

국극에 청춘을 바친 여성 소리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tvN 드라마 '정년이'가 두 자릿수대 시청률을 이어가며 화제 몰이를 하고 있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1950년대 국극단을 배경으로 여성들의 연대와 선의의 경쟁을 그려내며 익숙한 감동을 자아낸 것이 작품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정년이는 열아홉살까지 바닷가 시골 마을 목포에서 바지락을 캐고 생선을 팔며 살았다. 국극이란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그랬던 정년이는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어주는 스승들을 만나며 꿈을 향해 한발짝씩 나아간다. 그의 재능을 발굴한 매란국극단 스타 문옥경(정은채),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준 패트리샤(이미도), 국극 배우의 자질을 가르쳐준 매란국극단장 강소복(라미란) 등이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

좋은 스승과 재능 있는 제자. 여기까지가 성장물에서 흔히 봐온 설정이라면, '정년이'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정년이와 그의 라이벌 허영서(신예은)의 이색적인 경쟁 구도에 있다.

정년이가 독특한 음색을 타고난 천재라면, '성골 중의 성골'이라 불리는 허영서는 일찍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아온 노력파다. 국창 밑으로 들어가 10년 동안 뼈를 깎는 수련을 거쳤고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다.

영서는 배워본 적도 없이 엄청난 소리를 뽑아내는 정년이의 천부적인 재능을 동경하고, 정년이는 영서가 갈고 닦아온 안정적인 실력 앞에서 초조해진다.

서로를 부러워하고 질투하지만, 둘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보다 서로를 거울삼아 함께 발전하는 선의의 경쟁을 보여준다. "치사하게 수작 부려서 이기기는 게 아니라 실력으로 맞붙어서 이기겠다"며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며 성장한다.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 겸 드라마 평론가는 "성장 서사에서 단골 소재로 활용하는 것이 라이벌 구도"라며 "'정년이'는 꼭 상대방을 꺾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단순한 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독특한 이야기를 펼쳐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패보다 승부 그 자체를 더 중요시하는 소녀들의 뜨거운 성장 드라마는 배우들의 진정성이 더해져 시너지를 낸다.

김태리는 3년간 소리를 배웠고, 신예은도 1년 넘게 소리를 배우며 극을 익혔다. 드라마 속 장면들은 약간의 후보정을 거쳤지만, 배우들의 실제 노래 실력으로 만들어졌다.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짧게는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는 극중극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는 액자식 구성을 통해 '춘향전', '자명고' 등 완성도 높은 국극 작품을 선보인다. '춘향전' 공연 분량은 드라마 전체 시간의 3분의 1인 20여분에 달하고, '자명고'도 15분 분량으로 다뤘다.

시대극의 몰입감을 높이는 세트와 소품도 눈길을 끈다. 연출을 맡은 정지인 PD는 "영화 '오발탄', EBS '명동백작', 한영수 작가의 사진집, 박완서 작가의 소설 등을 주로 참고했다"며 "1950년대 분위기를 드라마 속에 그대로 재현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첫 회 시청률 4.8%로 출발해 4회 만에 12.7%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꾸준히 두 자릿수대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온라인에서의 화제성도 괄목할만하다. 배우들의 리허설 장면과 국극 무대를 편집 없이 담아낸 콘텐츠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재편집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tvN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정년이' 관련 영상 조회수는 지난 4일 기준 3억 뷰를 돌파했다.

총 12부작으로 만들어진 '정년이'는 앞으로 4회를 남겨뒀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고 좌절한 정년이가 위기를 극복해낼지 관심이 모인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BTS 정국·에스파 윈터 열애설…양측 소속사는 '노 코멘트'
BTS 정국·에스파 윈터 열애설…양측 소속사는 '노 코멘트'

팔에 같은 문양 문신…SNS 아이디 등 유사성 거론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좌)과 에스파 윈터(우)[빅히트뮤직 제공·연합뉴스 자료 사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국(2

임시완, 솔로 가수 데뷔…"질리지 않을 곡, 설렘 밀려와"
임시완, 솔로 가수 데뷔…"질리지 않을 곡, 설렘 밀려와"

SM 산하 레이블서 제작…타이틀곡은 '더 리즌'  솔로 가수 데뷔한 임시완[스마트(SMar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배우 임시완이 5일 첫 앨범 '

올해 한국인을 움직인 검색어… ‘대선·챗GPT·케데헌’

구글코리아 조사 발표 정치·AI·K콘텐츠 급증 구글코리아는 올 한 해 국내 사용자의 검색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키워드를 분석해 ‘올해의 검색어’를 4일 발표했다. 올해 한국의

동포청, 유튜브에 ‘동포ON’ 공식 출범

재외동포 전용 소통 채널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유튜브 기반 24시간 방송 플랫폼 ‘동포ON’이 문을 열었다.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은 지난달 28일 기존 유튜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 제기…소속사 "사실 확인 중"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 제기…소속사 "사실 확인 중"

배우 조진웅2024.1.19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우 조진웅이 10대 시절 저지른 범행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소속사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5일 조진웅

조세호 측 "조폭 연관설 사실무근…법적 대응 검토"
조세호 측 "조폭 연관설 사실무근…법적 대응 검토"

방송인 조세호[소속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방송인 조세호(43)가 조직 폭력배와의 연관설이 제기되자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조세호 소속사 A2Z엔터테인먼트는 5

박나래 측 "전 매니저들, 근거없는 주장하며 수억 요구…법적조치"
박나래 측 "전 매니저들, 근거없는 주장하며 수억 요구…법적조치"

'갑질' 의혹에는 해명 안 해…"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중"개그우먼 박나래[소속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전 매니저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

불시에 찾아오는 뇌경색… 재관류술 후 ‘이차손상’ 막을 해법 찾았다
불시에 찾아오는 뇌경색… 재관류술 후 ‘이차손상’ 막을 해법 찾았다

한문구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전향적 다기관 무작위 대조 임상연구로뇌경색의 저체온치료 안전성 최초 입증 체온을 일시적으로 낮춰 뇌손상을 줄이는 ‘저체온치료'가 혈관을 재개통하는

“달리기 중 갑자기 실신”… 소아청소년 심정지 위험 신호
“달리기 중 갑자기 실신”… 소아청소년 심정지 위험 신호

■송미경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성인과 달리 선천성심장병·유전성부정맥 등 원인심전도 검사로 스크리닝… 사회 안전망 구축 필수 평소 건강하던 초등학교 2학년 A군이 운동장에서 달

외교부 예산 15% 줄어 재외공관 예산은 증액

한국 외교부의 2026년도 예산이 감액된 가운데, 재외공관 관련 예산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