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테이트 석사 학위 조셉 이씨 인간승리
시력을 완전히 잃은 장애를 딛고 우뚝 서 교수의 꿈을 키우고 있는 한인의 스토리가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1급 시각장애인인 조셉 이(33·한국명 이성원)씨로, 이씨는 칼스테이트 LA에서 석사과정을 끝마치고 내달 열리는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을 대표해 졸업 연설을 하게 돼 이씨의 장애 극복 스토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씨는 이번 가을학기에 콜로라도 대학교에 박사과정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아 입학할 예정이다.
27일 본보와 전화 인터뷰를 가진 이씨는 “오는 5월23일 졸업식에서 학생들을 대표해 졸업연설을 할 예정”이라며 “사람의 변화’를 주제로 학생들에게 졸업 후에도 세계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연세세브란스 병원에서 태어난 이씨는 선천적으로 오른쪽 눈에 문제가 있어 돌이 되던 무렵 눈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이씨는 왼쪽 시력에만 의존한 채 맹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시작했고, 11세에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이씨는 고등학교에 입학할 시기에 눈이 아파 안과를 찾았다가 왼쪽 눈에 녹내장이 발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전해 듣는다. 이후 차츰 시력이 나빠져 결국에는 양쪽 눈의 시력을 완전히 잃고 1급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학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점자책을 통해 밤낮으로 공부한 이씨는 UC 리버사이드에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시력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학 공부를 하는 것은 예상보다도 더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이씨는 4학년 때 ‘테크니컬 커뮤니케이션’ 수업을 듣고 커뮤니케이션 학문의 매력이 흠뻑 빠졌다.
이씨는 “커뮤니케이션 전공이야 말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공부라는 걸 깨닫고는 주저하지 않고 학교를 그만두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입학했다”며 “이후 칼스테이트 LA에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편입해 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석사 공부를 하며 저에게 연구자의 자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지금 저의 목표는 교수가 되어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씨는 현재 스마트 기기로 화면 낭독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공부를 하고 있다. 눈으로 읽는 게 아닌 귀로 들으며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비장애인보다 공부 시간이 월등히 오래 걸린다.
오는 가을 콜로라도대 박사과정에 입학하기 위해 이사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이씨는 “늘 ‘너는 할 수 있다’고 말해주신 어머니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고 박사과정도 성공적으로 끝마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씨가 만 2세일 때 이혼하고 지금까지 싱글맘으로 이씨를 키워온 엄마 유희숙씨는 “저는 언제나 아들 곁에서 아들을 응원하는 엄마이고 싶다”고 말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