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활동 않는 과체중 아동
성인돼 의료비·생산성 손실
수십년간 3조달러에 달해
일주일 3회 25분 운동하면
건강비용 연 320억 절약
비만 4% 줄고 삶이 바뀌어
게임과 스마트폰에 빠져 움직이지 않는 요즘 아이들이 매일 운동을 하기 시작한다면 우리 사회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돈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유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이 연구는 어린이들을 지금처럼 내버려둘 경우 우리 사회가 지불해야 할 대가가 얼마나 엄청난 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연구 결과로, 이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절약할 수 있는 헬스케어 및 관련 비용이 매년 무려 1,200억달러가 넘는다.
비활동적인 생활은 오늘날 어린이 뿐 아니라 젊은이들 사이에도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미국과 유럽에서 아동들의 신체활동이 피크를 이루는 시기는 남자와 여자아이 모두 7세이고, 이후 사춘기가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미국 아동의 3분의 2는 거의 혹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
움직이지 않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갖게 되는 즉각적인 건강 문제는 걱정스러울 정도다. 운동부족으로 인한 아동비만은 아주 흔하고,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기타 건강 문제들이 아동 과체중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그들 자신과 사회 전체가 치러야 비용에 대해서는 한 번도 수량화된 적이 없었다.
이번에 ‘헬스 어페어스’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볼티모어의 존스 홉킨스 대학 내 글로벌 비만 방지 센터의 연구진들이 대단히 복잡한 컴퓨터 모델을 창안, 지금 우리가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어떻게 될지를 알아보기로 한 연구였다.
학자들은 먼저 8~11세의 미국 어린이 3,180만명의 건강, 체중, 신체활동 상태에 관한 공공 데이터들을 가능한 한 많이 수집했다. 인구통계국(Census Bureau), 질병통제예방국(C.D.C)을 비롯한 여러 단체들의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들이 그것이다.
연구진은 이 정보를 컴퓨터화 된 모델 프로그램에 집어넣어 현재 모든 미국 어린이의 전자 아바타를 만들었다. 현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3분의 2의 어린이는 거의 운동을 하지 않고, 다수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상태로 프로그램 시켰다.
그런 다음 학자들은 가상의 아이들이 자라도록 했다. 칼로리 섭취와 활동 패턴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추산하는 프로그램을 사용, 모든 아이들의 신체가 성인에 이를 때까지 날마다 그리고 해마다 변하는 것을 관측했다.
가상의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학자들은 한사람씩 건강 상태를 측정했다. 비만 관련 위험도가 높은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 암 등을 검사했고, 그러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드는 입원비와 의약품 등의 재정 부담(미래의 인플레이션 감안), 그리고 질환으로 인한 생산성의 손실 등을 따져보았다.
그 결과는 경악할만한 것이었다.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비활동적이고 과체중인 현재 8~11세인 아동들이 성인이 된 후 죽을 때까지 수십년 동안 지불해야 할 의료비용과 생산 손실액은 3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연구진이 모델 어린이들의 활동 레벨을 살짝 수정하자 그 수치는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만일 가상의 미국에서 모든 어린이의 절반이 C.D.C.의 권장대로 일주일에 세번 25분씩 힘차게 운동을 한다면, 혹은 그저 뛰어 돌아다니거나 매일 최소 한 시간만 움직여도 이들의 가상의 삶은 내용이 변형됐다.
가장 분명한 것은 아동 비만이 4% 이상 감소함으로써 가상 아이들의 삶과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나타났다. 성인징후의 심장질환, 당뇨병, 암, 뇌졸중 케이스가 약 50만건이 줄었고 이런 질병들 때문에 사회가 지불해야하는 비용도 크게 감소했다. 어린이들이 일주일에 3회 25분씩 뛰었을 때는 매년 320억달러가 감소했고, 한시간 동안 움직였을 때는 거의 370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었다.
만일 지금 움직이지 않는 어린이들이 100% 모두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어떻게 될지를 학자들이 시뮬레이션으로 추정하자 그 파급 효과는 대단한 것이었다. 일주일에 3회 운동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비만 관련 의료비용과 생산성 손실로 인한 비용은 연간 620억달러가 떨어졌고, 매일 한시간 동안 놀았던 아이들의 경우 연간 1,20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이러한 숫자들이 말해주는 것은 “우리 모두는 부모이던 아니던 간에 이기적인 이유만으로도 아동들의 비 활동성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이 연구를 주도한 존스 홉킨스의 글로벌 비만 방지 프로그램 디렉터 브루스 리 박사는 말했다. 미래의 의료비용과 노동력 저하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 연구가 사용한 것은 타임머신이 아니라 컴퓨터 모델이다. 예측을 제공하는 것이지 확실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또 시뮬레이션은 신체활동이 체중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광범위한 일반화에 의거해 산출한다. 많이 움직이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추정에 따른 것으로 사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해당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연구 결과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이 더 많이 움직이도록 독려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다. 닥터 리는 이 연구 결과를 학교 행정가들에게 보여주어 휴식시간과 체육시간을 점점 더 없애는 실수를 더 이상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 개발 당국자들에게도 보여줌으로써 좀더 많은 운동장과 공원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부모들에게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자전거를 타고 수영을 하고 조깅을 하라고.
신체활동이 거의 없는 요즘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거나 매일 한 시간만 움직여도 미래 우리 사회가 지불할 비용이 엄청나게 절약된다.
<사진 Kirsten Luce/ NY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