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과 메이저 골프 대회 우승을 연달아 해낸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동화 같은 이야기"라고 자평했다.
리디아 고는 25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선수들을 2타 차로 따돌린 리디아 고는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 이후 8년 만에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 통산 3승을 달성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전체로는 21승째다.
리디아 고는 이달 초에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우승,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에 필요한 포인트도 채웠다.
약 3주 사이에 올림픽 금메달과 '골프의 성지'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메이저 우승이라는 위업을 연달아 이뤄낸 셈이다.
웬만한 톱 랭커라고 하더라도 평생에 한 번 해내기 어려운 일이 리디아 고에게는 2024년 8월 한 달 사이에 집중됐다.
그는 "정말 최근 몇 주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미친 것 같다"며 "특히 이번 대회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대회라 더욱 특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디아 고는 "제가 16살이던 2013년에 여기서 처음 경기했다"며 "저는 그때에 비해 나이가 더 들었지만 조금 더 현명해졌기를 바라고, 가족들과 함께 역사적인 장소에서 우승해 한 편의 동화처럼 느껴진다"고 기뻐했다.
그는 "최근 3주 사이에 일어난 일을 표현할 단어를 찾기 어렵다"며 "올림픽 전에 누군가로부터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은 그게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와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리디아 고는 이어 "사실 그 말을 듣고,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뒤 골프를 바로 그만두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제 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림픽 금메달 현장에서 함께 하지 못했던 남편(정준 씨)에 대해서도 메이저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말을 평소에 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스코틀랜드 출신 캐디 폴 코맥도 우승에 큰 도움이 됐다고 칭찬했다.
리디아 고는 우승 축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에 "어제 언니가 오늘 경기가 끝나면 근처 태국 식당에 가자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문을 열었는지 모르겠다"며 "내일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