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귀해진 겨자… 식탁은 이미 기후변화 습격

글로벌 | | 2023-01-27 09:01:38

귀해진 겨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가뭄 탓 소스류 생산 잇단 차질

커피 생산 급감, 원두값 신고가

홍수·태풍에 옥수수·양파 ‘금값’

필리핀 양파값, 소고기보다 비싸

세계 식량가격지수 14% 치솟아

지난해 8월 가뭄 피해를 입은 멕시코 치와와주의 그라네로댐에서 어부들이 노를 젓고 있다. [로이터]
지난해 8월 가뭄 피해를 입은 멕시코 치와와주의 그라네로댐에서 어부들이 노를 젓고 있다. [로이터]

 

머스터드(겨자) 없는 핫도그와 와사비 뺀 초밥, 스리라차 소스를 곁들이지 않은 쌀국수. 그리고 콘치즈 없는 횟집 밑반찬까지. 어설퍼 보이는 이런 요리들은 이미 현실이 됐다. 이상기후로 슬금슬금 바뀐, 세계인의 식탁 풍경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를 ‘기상이변의 해’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유럽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고, 미국엔 태풍과 가뭄이 번갈아 닥쳤다. 아시아는 대홍수에 시달렸다. 전대미문의 자연재해에 전 세계 농작물의 운명은 비슷했다. 말라 죽거나 얼어 죽거나. 혹은 물에 쓸려가거나.

 

작황 부진은 식품 가격을 천정부지로 밀어 올렸다. 자연의 경고는 직관적이다. 오늘 식후에 마신 커피 한 잔이, 어쩌면 인생 최후의 커피였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은 지난해 4월 스리라차 소스를 만드는 호이퐁 식품에서 당분간 제품 생산을 멈춘다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생산 중단의 원인은 주재료인 할라페뇨 고추의 원산지 멕시코에서 3년 가까이 계속된 가뭄이었다. 프랑스에서 일어난 머스터드(겨자) 소스 품귀 현상의 범인도 같았다. 전 세계 겨자씨 80%를 생산하는 캐나다 앨버타 등은 가뭄으로 2021년 수확량이 평년의 절반에 그쳤다.

 

일본의 대표 작물와사비도 기후위기에 고령화로 인한 재배 인구 감소가 겹쳐 매년 생산량이 줄었다. 일본 와사비 생산량은 2005년 4,614.5톤에서 2021년 1,885.5톤으로 하락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폭염으로 곰팡이가 피거나 태풍이 경작지를 덮치는 문제로 재배를 포기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미국 내 상추의 70%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주 살라나스에선 병충해 피해가 컸다. 캘리포니아주 식품농업부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겨울이 춥지 않아 벌레가 살아남았다”고 했다. 결국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 등은 지난달 “당분간 양상추를 적게 제공하겠다”라는 안내에 나섰다. 한국도 2021년 냉해로 겪었던 ‘양상추 대란’이다.

 

이상기후로 전반적인 식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며 ‘식량 위기’가 곳곳으로 번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이를 거들었다. 부족한 물자는 가격을 치솟게 했다. 지난해 평균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4% 높았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커피도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 브라질은 내내 가뭄을 겪다 2021년 7월 갑자기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 이로 인해 커피 생산량이 줄며 원두 가격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 커피 원두 재고는 23년 만에 최저치다.

 

국내 일부 식품업체는 옥수수 원산지 태국이 지난해 홍수로 작황이 부진해지며 옥수수통조림 수입을 멈췄다. 자영업자들은 옥수수 사용을 중단하거나 저렴한 제품을 찾아 발품을 판다. 서울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민우(37)씨는 “조만간 콘샐러드(콘치즈)를 기본 반찬에서 없앨 것”이라며 “옥수수통조림 가격이 거의 두 배가 됐다”고 전했다.

 

양파의 가격이 닭고기나 소고기를 역전한 나라도 등장했다. 바로 필리핀이다. 지난해 여름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으로 이달 현지의 양파 1㎏ 가격은 1만4,000원까지 올랐다. 5,000원인 닭 한 마리는 물론 소고기보다 25%나 비싸졌다.

 

2023년의 식량 사정은 어떨까. 블룸버그통신은 올해의 식량은 “날씨에 달려 있다”라고 단언했지만, 올해도 이상기후는 계속될 전망이다. 개빈 슈미트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기후과학자는 CNN방송에 “남극 주변 깊은 바다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온난화 현상이 보인다”라면서 “불행하게도 2023년은 2022년보다 더 따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망망대해서 19시간 표류 극적 구조

베트남 국적 20대 선원 호주 해상에서 화물선에서 추락한 20대 베트남 국적 선원이 19시간 동안 망망대해를 표류하다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다. 호주 매체 나인 뉴스에 따르면 지난

“지구,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해”

기후변화연구소 발표 올해가 지구촌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사상 처음으로 1.5도를 넘어설 것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 앞에 웬 발씻는 욕조가?
로마 명물 트레비 분수 앞에 웬 발씻는 욕조가?

보수공사 중 임시수조 설치 보수공사 중인 로마 트레비 분수 앞에 설치된 임시 수조. [로이터] 이탈리아 수도 로마의 명물인 트레비 분수가 최근 보수 공사에 들어가면서 그앞에 대신

트럼프 재집권에 김정은 웃고 있나… 도발 집중할 듯
트럼프 재집권에 김정은 웃고 있나… 도발 집중할 듯

북, 몸값 올린 뒤 ‘핵군축’ 담판 시도 가능성  지난 2019년 6월30일 판문점 회동 당시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

스페인 하루만에 한 달치 폭우… 사망자 72명
스페인 하루만에 한 달치 폭우… 사망자 72명

남부 발렌시아 지역 등   스페인 남부 발렌시아 지역을 휩쓴 홍수 피해 현장. 자동차들이 서로 엉켜 있다. [로이터]  스페인에 29일 하루 만에 한 달 치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주말에만 1~2회 하는 운동도 인지기능 저하 예방 효과 크다"
"주말에만 1~2회 하는 운동도 인지기능 저하 예방 효과 크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 "주말 운동 효과, 규칙적인 운동과 비슷" 운동하는 시민들[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주말에 한두 번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주말전사'(we

월드옥타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
월드옥타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개막

각국 한인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우수 한국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인도 힌두 민족주의 ‘왓츠앱’으로 기독교 박해
인도 힌두 민족주의 ‘왓츠앱’으로 기독교 박해

폭력 조직 동원 개종 강요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가 메시징 앱 ‘왓츠앱’을 사용, 기독교인을 감시하고 힌두교로 강제로 개종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레스

18세기 요새 수면 위로…‘가뭄’ 아마존서 뜻밖의 발견
18세기 요새 수면 위로…‘가뭄’ 아마존서 뜻밖의 발견

대포·난파선도 확인돼 아마존 강바닥의 야자수 흔적. [로이터] 극심한 가뭄에 아마존강 수위가 뚝 떨어지면서, 강바닥에 있던 200∼300년 전 주민들의 생활 흔적이 하나둘 발견되고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확인…네타냐후 "전쟁 안 끝났다"
하마스 수장 신와르 사망 확인…네타냐후 "전쟁 안 끝났다"

10·7기습 주도, 최고 정치지도자…이 "신와르 제거, 군사·도덕적 업적"1년 넘은 가자지구 전쟁 중대 분수령…하마스 역량 타격미 "장애물 제거, 정치적 해결 위한 기회"…유럽 각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