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8일 ‘코로나와의 전쟁 승리’를 선언했다. 3주 넘게 본토 확진자가 나오지 않자 방역 성과를 자축하는 대규모 포상 대회까지 열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여전히 고통받는 와중에 열린 ‘원인 제공자’의 나홀로 축제에 불편한 시선이 교차한다. 무증상 감염자 관리 소홀 등을 감안할 때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우리 당은 8개월여간 전국 각 민족과 인민을 단결시켜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그는 코로나19를 ‘지난 100년간 세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전염병’으로 규정한 뒤 “경제 발전의 여러 분야에서 정지 버튼이 눌러졌지만 인민의 생활에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이를 중국 사회주의 제도와 통치 체계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며 체제의 우수성도 선전한 것이다.
시 주석이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1시간 넘게 연설한 것 자체가 코로나19 극복 성과를 과시하려는 중국의 의지로 해석될 만하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국제서비스무역박람회 개막식이 불과 사흘 전이었지만 시 주석은 화상 축사로 대신했다. 인민일보와 CCTV 등 관영매체들도 이날 일제히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 전쟁의 승자” “방제 성과는 정신적 금자탑” 등 찬사를 쏟아냈다.
중국은 이날까지 23일째 본토 내 신규 확진자가 ‘0’명이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를 제외한 통계라 안심하긴 일러 보인다. 중국은 지난 6월에도 방역 성과를 자축했지만 얼마 뒤 베이징 집단감염 발발로 체면을 구겼다. 게다가 최근에도 한국에서 중국발 입국자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중국 통계의 신뢰 문제가 다시 불거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