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공항서
새삶 찾아 런던으로
저산소^저온 극복 기적
나이지리아 출신의 한 10대 소년이 비행기 바퀴에 몰래 숨어든 채 12시간을 날아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해 관계 당국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민간항공청(NCAA)의 관리인 샘 아두록보예는 “15세 정도로 추정되는 한 소년이 지난 2일 나이지리아 상업도시 라고스발 런던행 메드 뷰(Med-View) 항공 보잉 747기의 바퀴홀더(wheel compartment)에 몸을 숨기고 12시간 동안 비행해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고 AFP가 5일 보도했다.
아두록보예는 “우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고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항공사의 오이보타 오부케 대변인은 또 관계 당국과 조사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나이지리아 현지 언론이 전했다. 대변인은 또 문제의 소년이 어떻게 3만2,000피트(9,754미터) 상공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1만 피트 고도에 다다르면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고 기온도 영하 48도까지 내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
하지만 여객기 바퀴에 숨어 생존한 사례가 이번만은 아니다. 연방항공청(FAA)에서 1996년 발간한 ‘고공의 생존자들: 바퀴에 숨은 탑승객’이란 제하의 보고서는 지난 1947~1993년 기간에 5명의 고공 생존자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들 생존자 중 3명은 10대들로 한 명은 13세, 두 명은 각각 17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수수국(FBI)도 2014년 4월 16세 소년이 여객기 바퀴홀더에 숨어 3만8,000피터(1만1.600미터) 고도를 5시간 반 동안 날아 캘리포니아에서 하와이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2007년 10월에는 27세의 한 남성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발 비행기에 숨어들어 35분을 비행하고서 싱가포르에서 체포됐다.
대다수 국민이 정정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나이지리아에서는 많은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과 미국으로 위험한 밀항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라고스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나이지리아의 아릭 에어(Arik Air) 여객기 바퀴에서 밀항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어 11월에도 라고스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한 여객기에서 몰래 숨어든 승객의 시신이 항공기 바퀴 부근에서 발견됐다.
나이지리아의 메드 뷰 에어라인 여객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