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속 둘루스 촛불집회 300명 모여 한목소리
정치인, 종교인, 다인종 "Stop Asian Hate" 외쳐
한인 4명 포함 아시아계 여성 6명 등 총 8명이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범죄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25일 저녁 둘루스에서 열렸다.
한인타운 둘루스 귀넷플레이스몰 뷰티마스터 앞 주차장에서 열린 이번 집회에는 우천 속에서도 인종과 세대를 초월한 300여명이 참가해 ‘아시안 증오범죄 중단’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번 집회는 20여개 한인 단체들로 구성된 '애틀랜타 아시안 혐오범죄 중단 촉구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백규)가 주최했다.
애틀랜타 한인들이 주도한 집회였지만, 중국계와 베트남계 등 아시안은 물론이고 흑인과 백인들도 동참해 증오범죄 근절을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연대와 우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종교인들도 참석해 희생자의 추모하고 정의가 이뤄지는 미국사회 회복을 위해 기도했다. 한병철 목사, 정만영 신부, 마야 스님, 샤힌 바르데 이맘 등이 이 의식에 참여했다.
집회장소인 뷰티마스터 카너 지 이사는 “우린 이민자이지만 미국시민”이라며 “이번 사건이 전환점이 돼 아시안 증오가 없어져야 한다”고 인사했다.
김백규 비대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범죄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됐다”며 “아시안도 열심히 일해 세금을 내고 투표를 하는 미국인이다. 모든 커뮤니티가 연대해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한국계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여기는 우리의 고향이며, 함께 연대해 두려움을 당당하게 극복하고 커뮤니티를 지켜내야 하고,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하원의원인 마이크 글랜튼, 그렉 케나드 의원 등이 나서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둔 백인 캐럴린 보르도 연방 하원의원은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은 저에 대한 공격과 다름없다"며 "혐오범죄 방지를 위해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흑인 인권운동가 엘리자베스 오밀라미 호세아재단 이사장, 커크랜드 카든 귀넷 커미셔너, 타레스 존슨 귀넷카운티 교육위원 등이 나서 “아시아계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존슨 교육위원과 함께 참석한 한 흑인 일행은 연단에 올라 한국말로 “누구도 집 밖을 나섰을 때나 직장에 갈 때 두려움을 느껴서는 안 된다”며 “인종차별에 함께 맞서 싸우겠다”고 말해 큰 호응을 받았다.
둘루스 거주 김모씨는 “비가 오는 가운데 인종과 종교를 넘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와서 함께 해주니 힘이 난다”며 “아시안들이 이제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박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