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심리 상담을 하면서 늘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무 지식 또는 부를 축적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정보와 지식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 가족, 회사,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의 재무 상태를 좋게 하는 방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 방법은 바로 “지금 저축하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이다. 즉 수입보다 적게 지출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쉽고 간단한 정보를 알면서도 이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현실이다. 

몇 년 전, 미국 심리 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80% 이상의 사람들이 “돈” 그리고 “경제” 문제가 삶에 있어서 가장 큰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2017년 조사에 의하면 두 번째로 가장 큰 이혼의 원인 또한 부부 간의 돈 문제라고 한다.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와 사업장에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지금, “돈”은 가장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돈에 관한 이야기하다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을 하나 알 수 있다. 그것은 더 많은 돈을 가진다고 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돈과 행복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8 에 미국의 퍼듀(Purdue)대학에서 돈이 얼마나 있으면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느낄까라는 것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사람들이 삶에 대한 가장 높은 만족도와 정신적 웰빙을 느끼는 연간 수입은 6만불에서 7만불 사이라고 밝혀졌다. 그런데 인컴이 10만불이 넘어갈수록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한다. 

우리의 삶의 질과 정신적 웰빙을 높이는 데는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돈에 대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돈과의 관계 때문이다. 결국, 솔루션은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건강한 돈과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돈에 관련된 복잡한 감정과 트라우마를 해결할 때 우리는 돈 문제를 좀 더 건강하게 그리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돈에 대한 트라우마 가 돈에 대한 스트레스를 얼마나 가중시키는 가를 보여주는 예가 있다.

L 씨 부모님은 L 씨가 어릴적부터 집안일을 도울 때마다 용돈을 주셨다. 그리고 받은 용돈의 반을 저금통에 저금하도록 하셨다. 저금통이 다 차면 L 씨는 부모님과 함께 은행으로 가서 통장에 저축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L 씨가 12살이 되었을 때, L 씨는 은행에 가서 자신의 통장의 잔고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L 씨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L 씨의 아버지가 얼마 전 통장에 있는 돈을 다 빼내고 잔고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억울한 L 씨는 아버지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는 “내가 준 돈으로 저금했으니 그 돈이 내 돈이다” 라는 대답을 받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L 씨는 단 한 푼도 은행에 저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은 돈이 생길 때마다 의식적으로 돈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다 써버리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남이 자신의 돈을 빼어 가기 전에 다 써버려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L 씨가 경험한 일은 극히 일부 일 수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L 씨처럼 어릴 적 겪은 돈과 관련된 트라우마 가 성인이 된 후에도 돈에 대한 불필요한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자신이 잘 세워진 재무 계획이 있지만 그리고 마음만큼 실천할 수 없다면 이것은 의지의 문제라든가 정보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신과 돈과의 관계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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