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문항 128개로 늘고

출제문항 20개로 2배 증가

 

내달부터 미국 시민권 시험이 어려워진다. 12년 만의 개정판이 전격 적용돼 출제될 수 있는 문제의 종류가 총 128개로 많아지고, 시민권 인터뷰 당일 심사관이 출제하는 총 문항수도 현재의 10개에서 20개로 2배 늘어날 예정이다.

 

13일 이민서비스국(USCIS)은 지난 2019년 7월 발표했던 시민권 시험 개정 계획에 따라 오는 12월1일 이후 시민권 신청자들은 모두 새로 개정된 시민권 시험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단, 시민권 신청 접수일이 12월1일 이전인 신청자들은 현행대로 시민권 시험을 치르게 된다고 이민서비스국은 덧붙였다.

연방 이민 당국의 시민권 시험 개정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말인 2008년 10월1일 이후 처음이다. 이민 당국은 이번 시민권 시험 개정 조치가 시민권 신청자들의 소양을 높이고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지만, 이민 단체들은 불필요하게 이민 장벽을 높인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USCIS는 “개정된 시험에는 미국 역사와 정부를 다른 시빅스(Civics)에 대한 문제가 더 많이 포함되며, 시험을 준비하며 미국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SCIS에 따르면 개정된 시험에선 나올 수 있는 문제의 종류가 기존 100개 문항에서 128개 문항으로 늘어난다. 인터뷰 당일 시험 문항도 기존 10개에서 20개로 많아진다. 통과 기준(정답률 60%)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역시 기존보다 늘어난 12문제를 맞춰야 통과할 수 있다.

다만 65세 이상 신청자 또는 20년 이상 영주권자의 경우 10문제 중 6문제를 맞춰야 하는 현행 시험과 같은 조건이 유지된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이민자들 사이이서 시민권 시험이 더 어려워진 데다 일부 문제는 정치적 색채도 띄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예를 들어 “미 상원의원은 누구를 대표합니까(Who does a U.S. Senator represent?)”라는 질문에서 기존 답은 “해당 주의 모든 사람들(All people of the state)”였지만, 개정판에선 정답이 “해당 주의 시민들(Citizens of their state)”로 변경됐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의회 의석을 위해 이민자들을 인구조사에서 배제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개정이라는 해석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민정책 고문이었으며 이민지원단체 ‘국경 없는 이민’의 공동창립자인 더그 랜드는 트위터를 통해 “(새 시험이) 불필요하고, 지나치게 복잡하고, 이데올로기적”이라고 비판하며 기존 시험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에게 촉구했다.

이외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시민권 시험 시간이 늘어나 담당 심사관들이 일정시간 내 처리할 수 있는 인터뷰 숫자도 줄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