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13일 밤 웬디스 방화 전소
총격경관 해고, 시위대 36명 체포
비무장 흑인 레이샤드 브룩스의 사망사건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이 항의 시위 끝에 사건 발생지점인 유니버시티 애비뉴에 위치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에 불을 질러 전소시켰다. 목격자들은 처음 방화를 시작한 자가 백인 여성이라고 전했다.
시위대는 13일 오후 6시가 지나 점차 모여들었고, 항의시위를 하기 시작했다. 시위는 평화적으로 진행됐지만 몇몇 흥분한 시위 참석자들이 경찰차를 파손해 폭력시위로 번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터뜨렸고 고무탄을 발사했다. 이 후 시위대는 행진해 인근 도로와 I-85 하이웨이를 점거했다.
밤 9시 30분경 시위대는 사건 발생 지점인 웬디스로 다시 돌아갔고, 9시 50분경 유리창을 깨고 가게에 폭죽을 던지고 방화를 시도했다. 가게는 불에 타들어 갔고, 인근 소방서에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소방차가 왔으나, 시위대가 길을 가로 막아 진입이 어려웠다.
인터넷 해킹 그룹 '어노니머스'는 14일 아침 자신들이 애틀랜타 경찰국 웹사이트를 공격해 다운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웹사이트는 오전 11시 30분 경 다시 복구됐다.
브룩스 총격 사망사건은 지난 12일 밤 10시 30분경 애틀랜타 다운타운 유니버시티 애비뉴에 위치한 웬디스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한 차량이 드라이브 스루 입구를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은 27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가 술에 취해 차량 안에서 잠들어 있어 음주 측정 검사를 실시했고, 음주를한 것으로 판명돼 브룩스를 체포하려 했다. 하지만 체포 과정에서 브룩스가 저항을 해 몸싸움으로 이어졌고, 브룩스는 경찰의 테이저건을 탈취해 도주했다. 브룩스는 경찰관을 향해 테이저건을 겨눴고, 경찰관 중 한명이 브룩스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에 맞고 쓰러진 브룩스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 후 숨졌다.
사건 과정이 담긴 영상이 12일 밤과 13일 아침,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 게재돼,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비무장 흑인 사망사건이 또 발생해 흑인 단체 및 커뮤니티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로 인해, 13일 오전 사건이 발생한 지점에서 아침부터 시위가 진행됐고, 오후 1시 경 유니버시티 애비뉴 도로가 점거됐고 시위가 진행됐다.
조지아수사국(GBI)는 오후 3시 30분경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동영상과 웬디스의 CCTV 동영상을 공개했으며, 경찰의 동영상 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 지점에서 시민들이 찍은 영상을 참조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키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에리카 실즈 애틀랜타 경찰서장이 사건 발생 이후 사임했으며, 실즈가 경찰서 내 다른 직책으로 발령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텀스 시장은 “불필요한 무력의 사용이라고 생각하며, 방아쇠를 당긴 경찰의 즉각적인 해고를 요구한다”며 “무력 사용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무엇을 할 수 있는지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구분이 있다”고 말했다.
사망한 브룩스는 27세로 부인과 8살, 2살, 1살 등 세 딸을 두고 있으며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애틀랜타 경찰은 비무장 흑인에게 총격을 가한 개럿 롤프 경관을 해임했고, 13일 밤 발생했던 시위에서 36명을 체포했다고 14일 밝혔다. 김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