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형준 법무사팀
베테랑스 에듀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7-12 10:10:44

전남,담양,죽녹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바람에 부대끼는 대나무 잎새들

‘서걱서걱’빗소리처럼 들려 시원

8개 산책로 걸으며 죽림욕 만끽

떡갈비 곁들인 죽순 요리도 별미

전남 담양으로 들어가는 길 양편으로 대나무숲이 펼쳐졌다. 죽녹원과 대나무박물관은 말할 필요도 없고 소쇄원 주변에도 대숲이 우거져 바람에 대나무 잎들이 부대끼며 서걱서걱 소리를 냈다. 장마철에 비 내리는 대나무 숲을 걸어보려고 왔는데 하늘은 맑았다. 그래도 죽녹원 대숲에 들어서니 잎새끼리 부비는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렸다. 대숲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사방을 둘러보니 오솔길 위로 손바닥만 한 하늘이 빼꼼히 보였다. 대숲 깊은 곳으로 시선이 향할수록 연두색은 초록으로, 초록은 다시 검은색으로 짙어졌다.

대나무가 초본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볏과에 속하는 상록성 풀이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대나무는 온대·난대·아열대 지역에 걸쳐 지구상에 90속 1,500여종이 자생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왕대와 조릿대, 해장죽과 이대 등 13종이 자생하며 그중 왕대·솜대·죽순대가 주종을 이룬다.

대숲에 들어오면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것은 대나무가 지구상의 식물 중 생명력과 번식력이 가장 왕성한 종자이기 때문이다. 번식력이 왕성하다 보니 끝없이 죽순을 내고 금세 군락을 이룬다. 대나무의 왕성한 생명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은 생장속도다. 대나무는 죽순이 땅 위로 솟고 다 자랄 때까지 45일에서 60일 정도 걸리는데 기후조건만 맞는다면 하루에 50㎝까지 자라기도 한다. 이 정도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담양을 상징하는 죽녹원은 담양군이 지난 2003년 5월부터 조성한 대나무 테마공원으로 향교리 대숲에 조성돼 있는데 2.4㎞에 이르는 대숲 산책길과 죽림욕장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곳은 원래 방치된 대밭으로 죽세공품 재료를 생산하는 산지에 불과했으나 최형식 군수가 대나무 신산업화를 시책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다른 지역의 대숲에 들어갔다가 모기에 엄청나게 물린 적이 있는데 죽녹원에는 모기가 많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죽녹원 관계자는 “원래는 검은 모기가 많았는데 연못에 미꾸라지를 기르고 대나무 사이에 편백나무를 심어 향기로 모기를 퇴치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죽녹원은 올해로 조성한 지 16년이 됐는데 대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달리 생장속도가 빨라 2개월이면 성장을 멈추는 통에 나무의 높이와 굵기로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 다만 새로 솟아난 청죽은 밝은 초록색에서 젊음이 뿜어져 나오는 반면 오래된 대나무는 회갈색을 띠고 있는 게 다를 뿐이다. 또 만져보면 어린 대나무는 탄력이 있는 반면 늙은 나무는 돌처럼 딱딱한 것이 사람이나 다를 바 없다.

죽녹원 안에는 8개 코스의 산책로가 있어 일반 숲에 비해 음이온이 10배나 더 배출되는 죽림욕을 할 수 있고 피서도 할 수 있다. 죽녹원 대숲 안의 온도는 바깥에 비해 평균 3~4도 정도 낮아 더위를 피하는 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경내에 있는 이이남아트센터에서는 대나무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도 있다.

공부를 곁들인 여행을 하고 싶다면 대나무에 관한 모든 자료를 전시하는 한국대나무박물관에 가면 된다. 박물관은 6개의 전시실로 이뤄져 있으며 대나무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로 꾸며져 있다. 대나무박물관에서는 관련 자료와 종자는 물론 무형문화재와 명인들이 죽제품을 만드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오영순 해설사는 “현재 관방제림 인근 국수 거리가 예전에 죽세공품이 거래되는 시장이었다”며 “죽물(竹物)시장이 번성했던 1970~1980년대에는 죽세공품 오일장이 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위도가 북쪽에 걸쳐 있는 만큼 인도나 일본 같은 나라에 비해 대나무의 분포면적이 좁은 편이지만 기후 온난화가 가속화하면서 생육 남방한계선이 북상하고 있다. 담양에 있는 1,800㏊의 대나무 숲은 우리나라 전체 대나무 숲 면적의 26%를 차지한다. 오 해설사는 “대나무의 쓰임새가 과거에는 죽세공품, 건축 자재, 펄프 원료에 국한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식품, 음료, 인테리어, 조경, 신약의 원료로까지 용도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은 대숲이 많은 만큼 상차림에 죽순 요리가 기본으로 올라온다. 담양은 떡갈비와 대통밥이 유명한데 최근 각광받는 맛집은 ‘담양愛(애)꽃’이라는 한정식집이다. 이 집에는 1만3,000원, 1만6,000원, 1만8,000원, 3만원짜리 정식이 있는데 모든 메뉴에 죽순과 떡갈비가 기본으로 올라온다. 상차림이 세련됐고 음식 맛이 깔끔한 편이다.

<글·사진(담양)=우현석객원기자>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죽녹원 대숲에서 올려다본 하늘.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한국대나무박물관에 붓과 부채 등의 전시돼 있다.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竹~竹 뻗은 대숲 사이… 초록바람과 노닐다

맛집‘담양愛(애)꽃’에서 맛볼 수 있는 떡갈비와 죽순 요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한국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불발…인니에 승부차기 충격패
한국축구, 4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불발…인니에 승부차기 충격패

선제 실점에 후반 이영준 퇴장 수적 열세…연장까지 2-2, 승부차기 10-11'준비기간 2년 6개월여' 황선홍, 신태용과 지략대결서 참패파리행 좌절로 '10회 연속 올림픽 출전'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 절반이 56개 기업 책임"

국제연구팀 분석…플라스틱 쓰레기 중 코카콜라 제품이 11%로 최대코카콜라·펩시콜라·네슬레·다농·필립모리스 전 세계 56개 다국적기업이 플라스틱 오염의 절반가량에 책임이 있다는 연구

세킹어고 소피아 안, 잭 켄트 쿡 장학생
세킹어고 소피아 안, 잭 켄트 쿡 장학생

대학 4년 매해 5만5천 달러 지급  귀넷카운티 한인학생 세킹어고 소피아 안 양이 전국 규모의 권위있는 장학재단인 잭 켄트 쿡(Jack Kent Cooke)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경찰 사망케 한 과속 오토바이 운전자 기소
경찰 사망케 한 과속 오토바이 운전자 기소

과속 추격 경찰관 사고 사망케 해 지난 1월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하다 추격하는 조지아 주 패트롤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한 남성이 살인 및 기타 여러 혐의로 기소되었다고 귀

한인회와 별개의 '2024 코리안페스티벌' 열린다
한인회와 별개의 '2024 코리안페스티벌' 열린다

10월 5-6일, 슈가로프 밀스 주차장에서코리안페스티벌재단 창단, 5월 발대식 2024 코리안페스티벌이 10월 5일-6일 로렌스빌 슈가로프 밀스(Sugarloaf Mills) 소핑

'미래의 부를 보는 새로운 시각', 부동산 합동강연회 연다
'미래의 부를 보는 새로운 시각', 부동산 합동강연회 연다

김광석 교수, 이광수 대표, 김효지 대표 강연 미래의 경제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는 합동 강연회가 오는 6월 7일 둘루스

[한인마트정보] "봄날 소풍 세일"
[한인마트정보] "봄날 소풍 세일"

H마트-대표 한인 마트스마트카드 구매는 동서 맥심 커피믹스 오리지날 2.6LB(1.2KG) 12.99, 동서 맥심 커피믹스 모카골드 2.6LB(1.2KG) 12.99, 냉동 동태전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귀넷, 주말 즐길 만한 5가지 이벤트

4월26일(금)부터 29일(일)까지 귀넷 카운티에서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즐길 만한 이벤트 5가지를 소개한다. (정보 및 사진 제공 Gwinnett Daily Post) 귀넷 키즈

“오늘 가입…내일 해지 그리고 모레 재가입”
“오늘 가입…내일 해지 그리고 모레 재가입”

‘스트리밍 유목민’ 급증25%가 3번 이상 해지구독료 인상, 비용 부담업체,‘번들 판매’대응 테크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한인 최모씨는 최근 공개된 한국 드라마를 보기 위해 디즈니 플

미 항공사 '정크 수수료' 폐지…연착 땐 자동 전액환불
미 항공사 '정크 수수료' 폐지…연착 땐 자동 전액환불

기존엔 연착 환불도 수수료 부과 재선 노리는 바이든, 근절 고삐미국에서 항공편 운항이 일방적으로 취소되거나 일정 시간 이상 연착될 경우 별도 수수료 없이 자동으로 환불해주는 규정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