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안녕하세요! 저는 50대 중반의 남성입니다. 5개월 전에 가벼운 중풍이 온후에 기억력이 떨어져서 걱정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우측 팔과 우측 발이 조금 부자연 스럽고 마비증상이 있으며, 말이 약간 어눌 하기도 합니다. 평소에 고혈압이 있었고 어지럼증이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정신이 멍해지며 어지럽고 두통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도 한방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요?
A : 지금은 중풍(中風)을 뇌혈관장애로 인식하고 있으나 예전에는 갑자기 정신을 잃고 넘어지거나, 갑자기 구안와사, 반신불수, 언어장애 같은 일련의 후유증을 남기는 병증, 또는 풍사(風邪)가 표(表)에 침입하여 생긴 병증으로 인식했었습니다. 따라서 한방에서 정의하는 중풍이 뇌혈관장애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자의 가벼운 중풍 증상은 뇌혈관장애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뇌조직에 과다하게 적체된 담음(痰飮)에 기인한 것이므로 의식이 명료하지 않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한 중풍과는 구별되어야 겠지요. 차이점이 있다면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중풍이 발생하면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깨어나더라도 후유증으로 심한 언어장애나 수족마비가 나타나는 경우가많습니다. 그러나 담음이 뇌조직에 영향을 주어 중풍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갑작스럽게 의식을 사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담음의 특성상 일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평소 건망증이 심해졌다거나, 언행(言行)이 어둔해지고, 정신이 멍해지며 어지럽고 두통이 발생하는 등 담음 적체로 인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 심해져 정신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담음(痰飮)은 여러 가지 수음병(水飮病)을 말하며, 몸 안에 진액이 여러 원인으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일정한 부위에 몰려서 생기는 병증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걸쭉하고 탁한 것은 담(痰, Phlegm)이라고 부르고, 묽고 말간 것은 음(飮)이라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도담탕(導痰湯)이라는 처방을 가감하여 사용합니다. 도담탕은 담음이 뇌조직에 적체(積滯)되어 인사불성(人事不省), 어삽(語澁), 현훈(眩暈) 같은 중풍 증상이나 파킨슨씨병, 치매가 발생했을 때 사용하기도 합니다. 즉 담음(痰飮)이 뇌조직이나 뇌의 미세한 혈관에 적체되면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여 뇌기능이 부분적으로 저하될 수 있어 기억력 감퇴나 어둔한 언행이 나타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정신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도담탕을 사용하면 뇌조직에 적체된 담음을 배출시켜 정상적인 뇌기능을 회복시켜 주므로 위의 제증상(諸症狀)이 치료될 수 있습니다. 도담탕의 처방구성을 보면 반하는 장관(腸管)의 운동을 촉진하여 소화관에 정체된 음식물과 수분의 배출을 촉진하며, 중추성 구토나 점막자극에 의한 구토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습니다.
남성(南星)의 거담작용(祛痰作用)은 사포닌이 위점막을 자극하는 반사작용으로 기관지 분비샘의 분비를 유발하여 담액의 점도가 낮아지기 때문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귤피에 함유된 바이오 플라보노이드는 모세혈관의 탄력을 강화하여 미소출혈(微少出血)을 방지하고, 헤스피리딘(Hesperidin)은 진경작용을 하여 소화관 평활근의 경련을 억제하며, 시네프린(synephrine)은 교감신경계를 흥분시켜 기관지를 확장하며, 위장 평활근의 경련을 억제하고 심장의 운동능력을 강화합니다.
지각(枳殼, 탱자의 껍질)은 위장(胃腸)의 연동운동을 항진시켜 위내용물의 배출을 촉진함으로써 복부 팽만감을 개선하고 변비를 완화하며, 장관(腸管) 평활근의 경련을 억제하여 진경작용을 합니다. 적복령은 세뇨관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이뇨를 증진하므로 체내의 정체된 수분을 처리하게 합니다. 자감초는 반하와 함께 위산분비를 억제하고, 위점막을 보호하는 항궤양작용과 스트레스성 궤양(stress ulcer)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뇌의 기능은 장(腸)의 기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한방에서는 몇 천년 전에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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