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사망 양용씨 아버지 회한의 인터뷰
“아들 폭력성 없어… 칼 들지 않았을 것”
난동 부려 출동했다는 경찰 주장‘거짓말’
“경찰들이 내 아들을 죽이러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웃으며 친절하게 대한 내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요.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에게는 아무도 설명을 안 해주는데 세상 사람들은 우리 애가 칼을 들고 설쳤다고 하네요” 사건발생 이틀 후인 4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용씨의 아버지 양민씨는 2시간에 걸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미국 언론과 한인 언론에서는 연일 관련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지만, 정작 가족들은 아들이 죽음에 이른 과정에 대해 경찰로부터 한마디 설명도 듣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양민씨는 왜 경찰이 아들을 ‘용의자’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며, LA경찰국(LAPD)에서 아들이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했다고 발표한 내용부터가 거짓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울부짖을 힘조차 없어 보이는 양민씨는 애끓는 심정을 토로하며 그날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사건 전날 조울증을 앓고 있는 아들 양용씨가 부모님 집을 찾았다. 부모님은 불안에 떨고 있는 그를 따뜻하게 맞아주며 최대한 안정시키려 노력했다. 양용씨는 젊은 시절부터 정신과적 문제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약에만 의존하지 않고 요가, 명상, 기도를 하고 규칙적으로 테니스를 치는 등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 중이었다.
가족들과 사이도 좋았으며 주변인들과 관계도 원만했다.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정신건강 핫라인에 연락을 했고 2명의 LA 정신건강국 직원이 집에 도착했다. 직원 1명은 집 밖에 서있고 나머지 직원 1명과 아버지 양민씨가 양용씨에게 병원으로 가자고 설득하기 위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양용씨는 “아빠만 들어와 달라”고 말했다. 양민씨가 집 안으로 두 걸음 정도 들어가고 뒤따라 정신건강국 직원이 들어가려 했지만 아들은 “(정신건강국 직원이) 왜 들어 오냐. 나가라”고 소리쳤다.
양민씨는 “아들이 병원에 가기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지만 일부 보도와 같이 칼을 들고 난동을 부리거나, 물리적으로 정신건강국 직원을 위협하려는 모습은 절대 보이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아들은 폭력성이 없다. 애초부터 아들이 폭력성을 보여 경찰에 전화한 것이 절대 아니다”며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끌고 나왔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이버지 양민씨와 정신건강국 직원들은 경찰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하고 도와달라고 전화했다. 총 7명의 경찰이 아파트 앞에 모였다. 양민씨는 “생각보다 경찰들이 많이 와 이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들의 병원 이송을 도우러 온 경찰들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내 아들 죽이러 들어가는 것도 모르고 나는 그들을 격려하며 배웅했다”고 애통해 했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가고 아들이 소리치는 것이 들렸다. 안타까웠지만 아들을 위해서는 병원이송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됐다”고 한시름 놓던 그 순간 연속적인 총소리가 들렸고, 얼마 후 수십 대의 경찰차와 헬기가 집 앞으로 몰려들었다.
양민씨는 “설마 아들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며 울음 섞인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