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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여성, 한국서 40억원대 투자사기 체포

미주한인 | | 2023-11-06 09:36:39

한인 여성, 한국서 40억원대 투자사기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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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의료기기 업체 한국법인 대표직 사칭

 

미국계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의 한국법인 대표직을 내세워 수십억대 미국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로 40대 미 시민권자 한인 여성이 한국서 구속됐다. 이 여성은 과거에도 광주시를 상대로 한 수천억대의 투자사기 시도 의혹을 받았던 인물로 알려졌다.

 

한국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의사 등 전문직 등을 상대로 43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제니퍼 정(49)이라는 이름을 쓰는 미주 한인 여성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미국에 본사를 둔 의료기기 회사의 한국 총판(지부) 대표라고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의료기기 회사에 투자를 하면 투자이민으로 미국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고, 자녀들이 미국 교환학생으로 가기도 용의하다는 식으로 현혹해 의사 등 피해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총 43억원을 뜯어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8년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의 한국 측 파트너를 자임하며 광주시에 3,200억원 규모 투자를 제안한 인물이다. 광주시는 비전 선포식까지 열어 350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투자유치라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정작 B사 본사에서는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촌극으로 결론 났다. 광주시는 정씨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하고 그냥 없던 일로 서둘러 마무리했는데, 이번에 수십억 원 규모의 사기 사건이 터진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씨를 7년여 전인 2016년께 처음 만났다는 사업가 C씨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정씨는 자신을 미국 의사이자, 광주의 모 대학병원에 교환교수로 온 재미 한인이라고 소개했다고 C씨는 전했다. 병원장과 사제 간이라며 친분을 내세웠고, 병원 안에서 만날 때면 지나는 인턴·레지던트들과 인사를 주고받기도 하는 등 진짜 의사처럼 보였다.

 

자녀의 발달장애(자폐) 치료로 고생하던 C씨는 정씨에게 의지했다. 정씨는 C씨 자녀의 병원 차트를 보고 상담을 해주기도 했고, 자폐증 증상 관련 상담 내용을 미국 의료진으로부터 받았다며 설명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6년을 알고 지낸 정씨가 올해 7~8월 C씨에게 “자폐 치료법이 미국 유명 교수를 통해 개발됐고, 해당 임상실험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실험 참여를 위해 보증금이 3,900만원 필요하다는 말에 C씨는 정씨에게 돈을 보냈고 다른 자녀의 미국 어학연수도 1,000여만원을 주고 부탁했다. 미국으로 갈 시기만 기다리던 C씨는 문득 정씨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제야 정씨에 대해 살펴봤고 정씨의 지난 7년여간 언행 대부분이 ‘그럴듯한 거짓’이란 것을 확인했다.

 

알고 보니 정씨는 의사도 아니었고, 광주 대학병원 교환 교수는 더더욱 아니었다. 임상실험 참여도 사실과 거짓을 교묘히 섞었고, 어학연수도 주먹구구식이었다. C씨는 정씨에게 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자신을 믿지 않아 답답하다는 정씨로부터 4,000여만원 중 3,000여만원을 되돌려 받았다. 나머지 돈도 달라고 독촉하던 차에 정씨가 사기범으로 구속됐다.

 

경찰은 정씨를 구속 송치한 후 사기 범행에 가담한 가족 등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추가 사기 피해자도 찾아 나설 예정이다. 피해자 C씨는 5일 “저처럼 어학연수 등으로 정씨 측에 돈을 준 이들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기상으로 정씨가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사기 행각을 계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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