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운영 ‘케어홈’서 “신앙심 깊은 분” 충격
LA 카운티 내 한인이 운영하는 노인 요양시설에서 입주 한인 노인 2명이 간병 직원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LA 카운티 셰리프국(LASD)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8시께 다이아몬드바 지역 사파이어 캐년 로드 주택가에 위치한 한인 운영 요양시설 ‘해피 홈케어’에서 입주 노인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LA 카운티 검시국은 사망자들의 신원이 올해 75세의 모니카 이씨와 83세의 박희숙씨라고 밝혔다.
셰리프국은 이들 2명을 살해한 용의자로 이 시설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중국계 남성 지안춘 리(40)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셰리프국과 검시국은 용의자의 범행 경위와 배경 등에 대해 여전히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정확한 사인과 살해 동기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LA 셰리프국 관계자는 “두 명의 고령 여성이 시설 내 방에서 발견됐고 현장에 도착한 구급요원이 응급처치에 나섰지만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다”며 사망 원인이 총격은 아니라고 밝혔다.
숨진 모니카 이씨의 가족에 따르면 다리가 좋지 않아 거동이 불편하고 약간의 치매 증상도 있는 이씨는 남편과 큰 아들이 세상을 떠났고 둘째 아들이 직접 보살필 수 없는 상황이라 둘째 아들 거주지와 가까운 다이아몬드바의 이 요양시설에 약 3년 전 입주했다. 둘째 아들은 이씨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었고 사건이 난 지난 24일에도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의아해하다 나중에 셰리프국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었다는 것이다.
이씨의 한 친척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정과 배려심이 많고 교회를 다니며 신앙심도 깊은 분이었는데 가족들의 상심이 크다”며 “둘째 아들이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경찰도 요양시설 측도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지 않고 조사 중이니 기다려보라는 말 뿐이라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주변에 따르면 살해 용의자 리는 이 요양시설로부터 한 블럭 떨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거주해왔으며, 1주일에 3~4일씩 이 시설에 들러 교대 근무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용의자 리는 40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LA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27일 인정신문이 예정돼 있다.
사건이 발생한 주택은 한때 유학생 등 대상 하숙집 등으로 운영돼오다가 몇년 전 요양 시설로 변경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주택가 동네에서 45년을 한 자리에 살아왔다는 이웃 주민은 “이제껏 이 일대에서 이처럼 무슨 사건이 터진 건 처음 본다”며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이 2명이나 살해당했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