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승객 급증 추세
마일리지 통합에 관심 고조
기업결합 절차가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한화로 3조5,000억원(약 26억6,681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가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늘리면서 마일리지를 활용해 항공 티켓을 구매한 승객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일 한국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이연수익은 2조5,278억원, 아시아나항공의 이연수익은 9,758억원이다. 양사의 이연수익을 합하면 3조5,486억원에 달한다.
이연수익은 최초 매출 거래 시점에 마일리지 금액을 수익으로 환산하지 않고 추후 마일리지 소진 때 인식되는 수익으로, 이연수익 금액만큼 마일리지가 쌓여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년 동기 이연수익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은 4.5%, 아시아나항공은 3.5% 각각 늘었다.
양사는 코로나19 시기 운항이 제한되면서 소멸 예정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최대 3년 연장한 영향 등으로 이연수익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2008년 7월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에 대해 10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있다. 실제로 양사의 이연수익을 코로나19 전인 2019년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대한항공은 15.2%, 아시아나항공은 38.3% 증가했다.
미사용 마일리지 규모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해 항공 티켓을 구매한 고객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마일리지 좌석 공급을 늘린 이후 항공권 구매에 사용한 마일리지 추이를 가늠할 수 있는 ‘보너스 승객 탑승 거리’(BPK·Bonus Passenger Kilometer)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BPK는 마일리지 항공권을 쓴 여객 수(보너스 승객 수)를 운항 구간의 거리와 곱한 수치를 모두 합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BPK는 41억700만인(人)㎞로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에 비하면 32.1%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의 BPK는 17억인㎞로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었으며, 2019년 상반기보다 28.4%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한 올해 상반기 여객 회복률(국제선 기준)은 대한항공이 85%, 아시아나항공이 81% 수준이지만 BPK는 오히려 늘었다고 양사는 강조했다.
양사 통합 이후 마일리지 정책이 어떻게 변하느냐는 양사 이용객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고객입장에서 마일리지 통합 방식과 전환비율에 따라 금전적인 손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시아나 마일리지 고객들은 1대1 비율이 되기를 희망한다.
LA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에서 쌓은 마일리지만 4만에 달하는데 대한항공 고객에만 유리한 방식으로 마일리지가 통합 전환될 경우 매우 억울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죄를 지은 것은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과 통합하더라도 당분간 마일리지 운영방식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하더라도 2년간은 별도 회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기간에 소진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의 전환율은 추후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