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콜롬비아 학원

장기 인플레에 커플들 스몰 웨딩 ‘대세’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08-12 09:26:55

스몰 웨딩,장기 인플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하객 수 줄이고 케이크도 작아져

웨딩드레스는 심플하고 짧게

진화 대신 조화·비성수기 결혼

웨딩 업계도 스몰 웨딩 상품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스몰 웨딩이 유행하고 있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마련을 위해 결혼식을 아예 생략하는 실용적인 커플도 있다. [로이터]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스몰 웨딩이 유행하고 있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 마련을 위해 결혼식을 아예 생략하는 실용적인 커플도 있다. [로이터]

 

미국에서도 결혼식이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장기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에게 스몰 웨딩이 주목받고 있다. 웨딩 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다양한 스몰 웨딩 상품을 내놓고 있다. 웨딩 업계에 따르면 케이더링, 꽃, 사진 촬영, 음식비, 인건비 등 결혼식 필수 비용이 모두 오르며 결혼식 비용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약 20%나 급등했다. 비싼 결혼식 비용을 치르는 대신 스몰 웨딩, 또는 아예 결혼식을 생략하고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려는 실용적인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결혼식 필수 비용 모두 상승

웨딩 업계 조사 업체인 웨딩 리포트의 셰인 맥머레이 대표는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정부 지원금 등 추가 소득이 넘쳐 빅 웨딩이 성행했다”라며 “그러나 이제 그런 추세는 찾아볼 수 없고 결혼식 비용을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예비부부가 대부분”이라고 웨딩 업계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설명했다.

결혼율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감소세로 올해도 하락할 전망이다. 결혼율 감소 원인은 크게 사회적, 경제적 요인으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경제적 요인으로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음식, 반지, 케이크, 샴페인 등의 결혼식 필수 비용이 모두 크게 올라 결혼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건비 상승이 주원인

최근 결혼식을 치렀거나 준비 중인 커플 중 물가 상승 등의 원인 때문에 결혼식 규모를 축소한 커플이 대부분이었다. 실화 대신 비용이 저렴한 조화로 예식장을 꾸미거나 결혼 장소 대여 비용이 저렴한 2월 등 겨울 시즌에 결혼식을 치르는 커플이 많아졌다. 일부 웨딩 업체는 이미 계약을 맺은 뒤에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갑자기 추가 비용을 요구해 결혼식을 앞둔 커플을 울리는 경우까지 있다.

지난 4월 켄터키주 렉싱턴의 한 맥주 양조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에린 랭캐스터는 “2023년 결혼식을 목표로 2020년부터 준비를 시작했다”라며 “그 사이 각종 물가가 오르는 바람에 당초 1만 달러였던 결혼식 예산이 2만 6,000달러로 불었다”라고 설명했다. 웨딩 업계에 따르면 결혼식 비용이 급등한 가장 큰 원인은 인건비 상승이다.

결혼식 준비와 진행을 위해 여러 인원이 필요하다. 결혼식장 준비, 식사 접대 인원, 사진 및 비디오 촬영 인원 등 수십 명에서 때로는 수백 명의 인원이 결혼식에 동원된다. 최근 주류와 계란 등 일부 식료품 가격의 상승세는 멈췄지만, 인건비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으로 결혼식 비용 역시 당분간 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결혼식 비용 주택 다운페이먼트에 보태

웨딩 업계 관계자도 인플레이션 때문에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웨딩 사진 촬영 업체를 운영하는 크리스토퍼 토드는 비용은 오르는데 스몰 웨딩 추세로 수입은 줄어 최근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다.

팬데믹 이전 시급 50달러를 받던 사진사들이 개스비, 재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이제는 200달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데 격으로 대형 결혼식 고객이 스몰 웨딩으로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어 수입은 크게 줄었다.

시카고에서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로지 오코너는 정작 자신의 결혼식은 생략했다. 올해 2월 하객 50명을 초대해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지만 이마저 버겁다는 생각에 결혼식을 포기하고 대신 멋진 신혼여행을 떠났다. 약혼자와 단둘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으로 허니문을 떠난 오코너는 그곳의 한 도서관에서 결혼 서약을 한 뒤 고급 호텔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즐기면 결혼식을 대신했다.

신혼여행비로 2,000달러를 썼다는 오코너는 “어렵게 모은 돈을 하루 결혼식 대신 더 도움이 될 만한 곳에 쓰기 위해 궁리했다”라며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를 결혼식에 다 써버리는 것이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결혼식을 생략한 이유를 설명했다.

 

■웨딩 업계, 스몰 웨딩 상품 선보여

스몰 웨딩 추세에 웨딩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케일 주얼러스’(Kay Jewelers), ‘재일스’(Zales), ‘하레드’(Jared) 등 귀금속 전문점 체인을 운영하는 ‘시그넷 주얼러스’(Signet Jewelers)는 저렴한 약혼반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실험실에서 제조한 인조 다이아몬드 제품 반지를 선보이고 있다. 꽃집 업체들은 예비부부 측이 직접 장식할 수 있는, 이른바 DIY 키트 결혼식 꽃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 중이다.

결혼식 뒤풀이 행사도 규모가 작아지는 추세다. 하객 수가 적은 스몰 웨딩을 위해 진행자 없이 카라오케 기기와 게임 장비만 제공하는 DJ업체도 늘고 있다. 웨딩 리포트의 맥머레이 대표는 “대부분 웨딩 업체는 수익이 높은 대형 결혼식을 선호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스몰 웨딩 시장에 파고들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달라진 웨딩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결혼식 음식을 책임지는 케이더링 업계도 스몰 웨딩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메인주에서 케이더링 업체를 운영하는 짐 맥카시의 고객 중 하객 200명 이상 고객이 약 20%를 차지했다. 그런데 팬데믹을 거치면 하객 200명이 넘는 결혼식은 5%를 줄고 현재 대부분 케이더링 주문은 하객 100명 미만의 스몰 웨딩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맥카시는 “고급 해산물 위주의 케이더링을 주문하면서 하객 30명에게만 제공한 특별한 메뉴를 요구하는 고객도 많다”라고 스몰 웨딩 트렌드를 설명했다.

 

■장기 인플레로 결혼식 인식 바뀌어

경제학자들은 장기간 이어진 인플레이션 때문에 소비자들이 재정에 대해 느끼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식료품, 개솔린, 공공요금 등 여러 필수품 가격 상승으로 미래 지출 계획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특히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인해 자신의 재정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텍사스 A&M 대학의 멜리나 팔머 행동 경제학 교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기뻐야 할 결혼이나 내 집 마련에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젊은 세대가 많다”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을 느끼게 되면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을 미루거나 축소 또는 포기하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스몰 웨딩 트렌드가 나타난 배경을 설명했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천상의 목소리' 조수미, 애틀랜타 청중 매료시켜
'천상의 목소리' 조수미, 애틀랜타 청중 매료시켜

'Mad for Love' 공연 2천명 청중기립박수에 세 차례 앵콜송 화답 하늘이 내린 소리, 세계 최정상급의 소프라노 조수미가 9일 애틀랜타를 찾아 매혹적인 공연 ‘Mad for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소프라노 조수미] "애틀랜타를 'Mad for Love'로 물들이다"
[한국일보가 만난 사람-소프라노 조수미] "애틀랜타를 'Mad for Love'로 물들이다"

"음악은 언어를 넘어선 신의 선물"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지난 9일(수) 오후 7시 30분, 애틀랜타 심포니 홀에서 'Mad for Love'라는 타이틀로 감동적인 무대를

샬롯한인회 광복 80주년 경축식 개최
샬롯한인회 광복 80주년 경축식 개최

8월 15일 11시 '서울 푸드 미트 Co.'7월 6일 호우 및 강풍 피해자 파악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한인회(회장 남사라)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역 동포들과 함께 오는

조지아 50만명 유권자 등록 말소된다
조지아 50만명 유권자 등록 말소된다

주국무부 사무실, 말소 안내 서한40일 내 응답 없으면 자동 말소 시민단체 "유권자 권리 침해"비난 조지아 주정부가 약 50만명의 유권자 등록 말소 작업에 들어갔다. 2017년 5

조지아 주민은 프렌치 프라이를 얼마나 먹을까
조지아 주민은 프렌치 프라이를 얼마나 먹을까

1위 버지니아, 조지아는 AL, MD와 2위 프렌치 프라이(감자튀김)는 칼로리, 지방, 염분이 높아 적당히 섭취해야 하는 음식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프렌치 프라이를 가장 많이 소

주말 도심 잇단 대형 행사…최악 교통난 예상
주말 도심 잇단 대형 행사…최악 교통난 예상

비욘세 공연∙MLB 올스타전∙WWE 이번 주말 애틀랜타에서는 초대형급 행사들이 다수 예정돼 있어 최악의 교통난이 예상된다.먼저 가수 비욘세의 ‘카우보이 카터’투어가 10일부터 14

풀턴 주민들, 재산세 인상 추진에 ‘발끈’
풀턴 주민들, 재산세 인상 추진에 ‘발끈’

당국,내년 재산세 12.49% 인상추진주민들 “물가고로 이미 벼랑 끝”반발  풀턴 카운티 당국이 내년도 재산세 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나서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현재 풀턴

초콜릿이 시리얼 먹었다…페레로, 식품업체 WK켈로그 인수
초콜릿이 시리얼 먹었다…페레로, 식품업체 WK켈로그 인수

실적 저조 WK켈로그, 31억 달러에 팔려…"식품업체, 식습관 변화에 적응해야"  켈로그[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초콜릿 브랜드 페레로 로쉐로 유명한 이탈리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인종·장애인 차별” 잇따라 피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인종·장애인 차별” 잇따라 피소

“흑인 구직자·이민자 차별강제노동 혐의”등 줄소송 “민권·연방법 위반” 주장1억3,000만달러 손배 청구1억3,000만달러 손배 청구 연방 고용평등위 신고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ICE 이민단속에 한인 체포도 급증
ICE 이민단속에 한인 체포도 급증

한국 국적자 37명예년 대비 2배 달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초강경 이민 단속과 추방 작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한인 숫자도 급증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