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내년 ‘불황’ 예측
상반기 강세장을 펼쳤던 뉴욕증시가 하반기 들어 방향성을 모색 중인 가운데, 경기 침체로 주요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이 지금보다 30%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제기됐다.
1일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BCA리서치의 피터 베레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대중의 믿음과 달리 미국 경제가 올해나 내년 초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S&P 500 지수가 현재보다 30% 정도 낮은 3,750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노동시장이 향후 몇 달 안에 현저히 둔화하면서 주 성장동력인 소비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과 실업률 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필립스 곡선을 근거로 2022∼2023년 미국이 침체를 피한 것은 노동 수요 약화가 주로 임금 상승률 둔화 및 구인 건수 감소로 이어지는 구간에 있었던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유럽·중국 등의 성장이 가파르게 둔화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확산하고, 이에 따라 전 세계 성장이 약해지고 증시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S&P 500 지수가 상반기에 14.48%나 상승한 가운데, 하반기를 맞이한 미 증시는 5일 발표될 미국의 6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과 실업률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한때 3.4%로 내려갔던 미 실업률은 지난 5월 전월치와 전문가 예상치(3.9%)보다 높은 4.0%를 기록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4%까지 오른 것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었다.시장 일각에서는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노동시장이 냉각될 경우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지난달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 미국 주식들을 2016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매도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부문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였다. 반면 테크 하드웨어와 전자장비 관련주에 대한 투자 비중은 늘어났다.
골드만삭스 측이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 대해 별도의 해석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기술주 주도의 미 증시 강세 이후 포트폴리오 매니저 사이에서 약세 전망이 늘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 붐 최대 수혜주인 반도체업체 엔비디아 주가는 상반기에 150%가량 올라 S&P 500 상승률의 30%가량을 기여하는 등, 상반기 뉴욕증시 랠리는 기술주가 주도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공매도 등에 따라 헤지펀드들이 3개월 연속으로 글로벌 주식을 순매도했다면서 “6월 명목 순매도 규모는 2022년 6월 이후 최대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