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강력한 토네이도로 텍사스와 아이오와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다가올 여름에는 허리케인과 산불 등 자연재해가 예년보다 빈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도 문제지만 피해 후 오를 주택 보험료에 한숨짓는 주택 소유주가 많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피해 복구에 필요한 주택 보험금이 충분히 지급되지 않아 최근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매년 보상액 충분한지 확인하고 조정해야
보험료 올라도 피해 대비해 반드시 가입을
◇ 부족한 보험금, 내 돈으로 수리해야 할 판
보험 정보지 ‘코네티컷 인슈어런스 저널’(Connecticut Insurance Law Journal)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2019년 가주에서 지급된 주택 보험금 중 약 77%가 총수리비보다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지급된 주택 보험금 중에는 96%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소비자 보호 단체 ‘유나이티드 폴리시홀더스’(United Policyholders)의 조사에서도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주택 소유주 중 약 3분의 2가 재건축에 필요한 충분한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보험료는 오르는 데 반해 보험금 지급액은 줄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자재비, 인건비 등 건축 관련 비용이 일제히 급등했는데 팬데믹 기간 발생한 공급망 대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 건축비 급등에 보험금 축소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 부문에 걸쳐 발생하고 있지만 건축업계가 입은 타격이 가장 크다. 건축업계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주택 보험료 인상, 보험금 축소’ 현상이 보험업계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보험정보연구원’(III)의 조사에 의하면 ‘주택 교체 비용’(Home Replacement Costs)은 2019년~2022년 무려 55%나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부문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의 2배 가까이 되는 상승 폭이다. 팬데믹 기간 발생한 인플레이션이 건축 자재비 급등의 원인으로 보험료를 크게 올려 놨고 이로 인해 홍수와 산불 위험이 적은 지역에서도 주택 보험료가 인상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른 빈발하는 자연재해로 보험업계도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보험회사는 자연재해 빈발 지역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보상을 거절하거나 아예 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국 최대 주택보험회사인 스테이트 팜으로 이 회사는 지난해 가주에서 주택 보험 판매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스테이트 팜 대변인에 따르면 가주의 경우 기존 보험 가입자의 약 2%는 갱신이 거부됐다.
◇ 보상 한도 충분한지 매년 검토
주택 소유주는 주택 보험 내용 중 ‘주거 보상액’(Dwelling Coverage)이 충분한지 확인해야 한다. 주거 보상액은 자연재해나 화재로 주택 건물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수리비 또는 재건축비 등을 포함한다. 일부 보험 회사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보험 약관을 매년 갱신하지만 대부분 보험회사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주택 보험 가입자는 정기적으로 보험회사에 연락해 보험 약관이 적절히 갱신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때 ‘야생 지역’(Wild Land)에 개발된 주택에 거주하는 주택 소유주는 자연재해 피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이들 지역에는 홍수, 산불,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또 보험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보험금 지급액을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매년 오르는 주택 가치와 건축비 등을 감안해 적절한 지급액이 반영되도록 요구해야 한다.
◇ 인플레 대비 ‘확장 교체 비용 보상’
보험회사는 보상을 추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데 자연재해가 갈수록 빈번해지는 지역의 주택 소유주가 활용하면 좋다. 그중 하나가 ‘확장 교체 비용 보상’(Extended Replacement-Cost Coverage)이다. 확장 교체 비용 보상에 가입하면 예상되는 수리비보다 높은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대비에 적합한 보상이다. 특히 확장 교체 비용 보상은 건물 전체에 피해가 발생한 ‘전손’(Total Loss) 피해 대비 효과가 크다.
관할 시 정부의 건물 안전 규정이 강화된 지역은 ‘건축비 보상’(Building-Cost Coverage) 가입을 고려하면 좋다. 최신 안전 규정에 맞지 않는 오래된 주택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재건축비 부담이 높다. 이때 건축비 보상을 통해 재건축에 필요한 보험금을 적절히 지급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단일창이 설치된 주택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새 규정에 따라 이중창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때 건축비 보상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 보험료 올라도 반드시 가입해야
끊임없이 오르는 주택 보험료 부담을 견디지 못해 아예 보험 가입을 포기하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 ‘보험정보연구원’(III)에 따르면 주택 보험 미가입 주택 소유주 비율은 2019년 5%에서 2022년 12%로 높아졌다. 이 중 일부는 모기지 대출 없이 전액 현금으로 주택 구입했거나 모기지 대출을 상환해 주택 보험 가입 의무에서 제외된 주택 소유주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보험 전문가들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피해에 대비해 주택 보험에 반드시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다른 구매와 마찬가지로 주택 보험도 가입 전 여러 회사를 비교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 회사별로 제시하는 보험료, 보상 범위, 보험금 등을 비교해서 가장 적절한 회사를 선정해야 한다. 소비자 정보 단체 ‘체크북’(www.Checkbook.org) 등을 통해 보험회사별 보험료와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