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변호사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이 나온 지도 벌써 11년째다. DACA 덕분에 체류신분이 없어서 고생하던 60만여 명의 젊은이들이 정상적인 삶을 찾을 수 있었다. 성공적인 이민 정책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DACA에 대한 찬성여론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년 시행된 DACA는 위법성 논란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DACA를 둘러싼 송사가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DACA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DACA는 2007년 6월15일 이전에 16세가 채 되지 않았을 때 미국에 왔고, 2012년 6월15일 현재 31세가 되지 않은 체류신분이 없는 젊은이 중 중대한 범법 사실이 없는 등의 조건을 갖추면 매 2년마다 한시적으로 미국에서 체류하며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메모 형태로 나온 형정명령이다.
텍사스주 등 공화당이 주정부를 장악하고 있던 8개 주 검찰총장들이 DACA를 반대하는 소송을 텍사스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2018년 제기했다. DACA 때문에 주정부가 교육, 보건 등 예산을 추가로 사용하는 재정적 손실을 입었고, DACA같은 프로그램은 행정부가 행정명령으로 만들 수 없고 반드시 의회가 제정한 법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반이민 성향 법관으로 널리 알려진 앤드류 헤이넌 판사는 2021년 DACA가 행정규칙을 제정하기 전에 국민에게 예고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 행정절차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DACA가 불법이라고 판결한다. 그러나 그는 현재 DACA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DACA 신분이 만료된 지 1년이 되지 않는 사람은 항소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DACA 연장을 허용했다. 이와 달리 DACA 신규 신청은 USCIS가 접수를 받을 수는 있지만 승인은 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DACA 신분을 가진 사람이 인도적인 이유, 직장 업무, 학업 등 사유가 있을 때는 별도 여행허가서를 받아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길은 열어 두었다.
2022년 연방 제5항소법원 3인 재판부는 DACA가 불법이라는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에 동의했다. 그러나 1심 판결이 나온 뒤 연방 정부가 DACA 규칙을 행정소송절차법의 규정대로 예고절차와 의견수렴을 과정을 거친 뒤 다시 발표했다. 내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거듭되는 송사에 대비하기 위해서 규정의 형식을 손 본 것이었다. 연방 5항소법원은 새로 발표된 DACA 규정이 행정절차법에 부합하는지 재판을 다시 하라며 케이스를 원심 법원으로 돌려 보냈다. 이에 따라서 텍사스 남부지법 헤이넌 판사는 최근 심리를 끝냈다. 판결은 금년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헤이넌 판사는 2021년 이미 DACA와 같은 규정은 의회만이 제정할 수 있다고 결정한 바 있다. DACA는 의회가 행정부에 이양한 규칙 제정 권한을 넘은 사항이라고 본 것이었다. 헤이넌 판사는 행정부는 의회가 만든 법을 집행하는 것이 본분이지 스스로 법률 수준의 규칙을 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것이다. 헤이넌 판사의 이런 입장에 비추어볼 때 금명간 나올 DACA 판결의 결과는 DACA 수혜자들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연방의회가 드림 법안을 법률로 제정할 수 있다면 이런 소모적인 논란은 일거에 끝날 수 있다. 사실 의회는 지난 11년 동안 매년 DACA를 법률로 만드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특히 2021년에는 드림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아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드림법안과 유사한 성격의 법안이 상원에 상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이 민주당과 공화당간 합의점을 찾아 상하 양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