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미정상회담 현장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오전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은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한껏 자축하는 역사적 자리였다. 이날 1시간20분간 이어진 이날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자유와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는 데 의미를 뒀고,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외교노선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도에 대해 사의를 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이날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인 사우스론에서 27분간 진행된 공식환영식이 끝나자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으로 입장했다. 정상회담은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오전 11시15분에 시작해 낮 12시35분까지 80분간 진행됐다. 환영식이 끝난 뒤 여사들을 제외한 두 정상은 백악관으로 들어와 서쪽에 위치한 바이든 대통령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47분간 소인수회담을 진행했다.
소인수회담에는 한국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태진 의전장이,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배석했다.
소인수회담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양 정상은 서로에게 덕담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건국의 아버지들이 만든 헌법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이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님과 회담을 갖게 돼서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가치에 기반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동맹”이라며 “서로 생각이 다른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회복력이 강한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듯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공급망의 분절과 교란, 식량과 에너지안보 문제 등으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이 도전받고 위협받고 있다”며 “가치 동맹인 한미동맹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협하는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도 볼 수 있다. 그것은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이라며 “인태 지역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서 볼 수 있다. 대한민국이 주재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도 볼 수 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되는 와중에 우리 동맹의 협력이 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평가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관계 회복에 힘쓴 윤 대통령에게 “담대하고 원칙이 있는 일본과의 외교적 결단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양 정상은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확대회담을 이어 갔고,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워싱턴 선언’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함께 갑시다’(We go together)를 잇따라 언급하면서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백악관 정상회담 직후 트위터에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복무 중인 우리 장병들은 이렇게 말한다. We go together!”라고 썼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의 (가장 중요한) 후렴구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We go together’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구호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문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윤 대통령 공식 환영식에서 환영사를 하면서도 “우리 두 국가와 국민이 함께 선다면 하지 못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구호를 두 번이나 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전날 워싱턴 DC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윤 대통령과 함께 찾은 사실도 트위터에 올리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오늘날 활기차고 혁신적인 두 민주주의 국가인 우리 두 나라가 단결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강력하고, 자랑스럽고 자유롭다”며 “우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틀림이 없는 보편적 가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함께 헌화했고, 영광이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