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걱정에 ‘현금쓰기’ 유행 관련 영상 9억4,000만뷰 인기
미국에서 신용카드와 모바일결제 등이 이미 핵심 지불수단이 됐지만 날로 커지는 빚 부담 속에 오히려 현금 결제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AFP는 동영상 공유플랫폼 틱톡에서 모든 소비를 현금으로 하는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런 내용을 담은 해시태그 ‘현금분류’(#cashstuffing)의 조회수가 9억4,200만뷰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현금분류는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지 않았을 때 현금을 사용 목적에 따라 봉투에 나눠 담았던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구식처럼 보일 수 있지만 고인플레이션 시대를 맞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방법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대학생이던 2년 전 ‘현금분류’를 시작한 버지니아주의 주디아 그라이너(25)는 현재 20만명 이상의 틱톡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그는 “빚을 너무 많이 지지 않으면서 등록금을 낼 수 있게 돈을 아끼는 방법이 필요했는데, 가진 돈이 얼마인지조차 몰라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며 현금 사용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2021년 2월 틱톡 채널을 개설해 현재 팔로워가 62만여명으로 늘어난 텍사스주의 재스민 테일러(31)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는 “학위는 있었지만 직장에 대한 전망도 없었고 재정 상태도 안 좋았고 심각한 충동구매자였다”며 현금 결제 시작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은 모든 소비를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결정한 뒤 가지고 있는 현금을 ‘집세’, ‘쇼핑’ 등 목적에 따라 다른 봉투에 나눠 담기 시작했다.
현금을 봉투에 나눠 담고 현금만 사용하는 방법은 과거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는 것을 연상시킬 만큼 구식이지만 그 효과는 확실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그라이너는 이 방법으로 7,500달러를 아껴 학비를 냈고, 소비의 95%를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는 테일러는 그사이 학자금 대출 3만2,000달러와 신용카드 부채 8,000달러, 의료보험 부채 5,000달러를 갚았다.
그라이너는 “신용카드는 진짜 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며 “현금을 쓰면 돈이 사라지는 것을 물리적으로 볼 수 있고 지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산관리 전문가인 아메리칸대 제이슨 하월 교수는 하지만 고인플레이션 시대에 현금을 집에 보관하면 “이자도 안 붙고 가치도 떨어진다며 2023년은 집에 현금을 보관하기에는 최악의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사람들이 현금 사용을 통해 소비에 대한 통제감을 얻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며 당신이 소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 현금봉투 시스템의 최대 이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