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검사로 특별한 병 발견되지 않아도
늘 소화불량에 만성적으로 시달리는 경우
기름지고 자극적 음식 금물, 규칙적 식사로
A씨는 얼마 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체한 느낌이 종종 들었다. 평소 앓고 있는 병도 없어 건강을 자부해왔다. 하지만 겨울 들어 소화불량 증상이 자주 나타나 음식 먹는 게 두려워 식사를 거르곤 한다.
그러던 중 A씨는 며칠 전 업무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풀었다. 이후 속이 더부룩하고 부글거려 소화기내과를 찾은 A씨는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진단받았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위 내시경검사와 혈액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초음파검사 같은 영상 검사에서 특별한 병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이 소화불량에 만성적으로 시달리면 ‘기능성 소화불량’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식사 후 불편한 포만감, 위 속 음식이 계속 남아 있는 것 같은 느낌,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더 이상 식사를 할 수 없는 느낌이 있다. 상복부가 아프거나 쓰리기도 하다.
과도한 위산 분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위염 등이 원인이다. 맵고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과 불안감, 우울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에 환자가 급증한다.
▲겨울철에 유독 소화가 안 되는 이유는.
겨울철 소화불량 환자가 봄철보다 1만 명 이상 많다. 추위로 인해 몸의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신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원인이다. 바깥에서 실내로 들어올 때의 급격한 온도 차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위ㆍ대장 등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온도 차가 심하면 신체에 스트레스를 줘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추운 날씨로 외출을 삼가면서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식사 후 활동량이 거의 없이 앉아 있거나 누워 있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가 잘 안 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예방하려면.
맵고 자극적이거나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 평소 음식을 급히 먹는 편이라면 잘 씹어서 삼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도 위장 기능과 소화에 도움이 된다.
정신적 스트레스도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주 원인이다.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 위장 운동력이 떨어져 기능성 소화불량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스트레스 상황을 피하고 안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겨울철 추위에 노출된 직후 식사하면 소화불량 증세를 느끼기 쉬워 식전에 따뜻한 물을 마신 뒤 먹는 게 좋다.
<피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