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부족에 1년새 47% ↑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의 디젤유 가격의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안정세로 돌아선 개솔린 가격과 다른 양상이다. 산업동력이라 불리는 디젤 가격이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각 산업 분야의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소비자 물가를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는 점에서 ‘디젤 발 인플레이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디젤 재고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산업 전반의 비용 부담 상승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지만 개솔린에 비해 사회정치적 관심이 덜하다 보니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미국 경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격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개솔린과는 달리 디젤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디젤 전국 평균 가격은 갤런당 5.362달러로, 1년 3.642달러에 비해 1.72달러나 급등했다. 지난 6월 갤런당 5.816달러까지 급등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보다는 하락한 가격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디젤은 농업, 건설, 난방, 운송 등의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디젤 가격이 오르면 이들 분야의 비용이 증가하고, 이것이 전반적으로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화물 운송비가 디젤 가격 상승으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20~25%가량 올랐고, 일부 품목 운송비는 2배 가량 뛰었다.
디젤 가격의 급등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데는 전 세계적으로 디젤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디젤 공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컸다.
디젤 정제 시설이 부족한 것도 디젤 공급 부족 사태에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미국 내 디젤 정제 시설 중 5%, 유럽의 경우 6% 정도가 폐쇄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수요 급감에 문을 닫은 디젤 정제 시설 중 낡은 시설들은 손익 문제에 봉착하면서 영구 폐쇄된 곳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에서 디젤 재고는 갈수록 줄어들어 ‘디젤 대란’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