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라도 매일 술 한 잔 이상 마시면
비음주자보다 뇌졸중 위험성 20% 높아져
음주·흡연이 청년기 뇌졸중 주 원인 꼽혀
20~30대 젊은이가 술을 매일 한 잔 이상 마시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20%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내에서는 45세 미만 뇌졸중 환자가 점점 더 늘고 있다.
최의근ㆍ이소령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젊은 성인 153만6,668명을 대상으로 6년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실렸다.
연구팀은 6년의 추적 관찰 기간 중 매년 참가자들에게 음주 습관을 물었다. 연구팀은 1주일에 105g 이상 알코올을 마시는 사람을 ‘중간 정도 음주자 또는 과음자’로, 1주일에 105g 미만 알코올을 마시는 사람을 ‘가벼운 음주자’로 각각 규정했다.
미국의 경우 알코올 105g은 와인 7.5잔에 해당한다. 술 한 잔(알코올 14g)은 맥주 355㏄(12온스), 와인 148㏄(5온스), 위스키 등 증류수 44㏄(1.5온스)와 맞먹는다. 이번 연구에서 ‘중간 정도 음주자 또는 과음자’는 하루에 와인을 한 잔 약간 넘게 마시는 셈이다.
연구 기간이 끝나기 전에 20~30대 남녀 3,153명이 뇌졸중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 결과, 2년 동안 하루에 술을 한 잔 넘게 마신 사람(중간 정도 음주자 또는 과음자)은 가벼운 음주자 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을 많이 마시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 높아졌다. 뇌졸중 위험은 하루에 술을 한 잔 넘게 2년 동안 마신 사람은 19%, 3년 동안 마신 사람은 22%, 4년 동안 마신 사람은 23%로 점점 더 높아졌다.
이들 수치는 고혈압ㆍ흡연ㆍ체질량지수(BMI) 등 다른 위험 요소를 고려한 뒤 계산한 것이다. 젊은 뇌졸중 환자는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보다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다.
최의근 교수는 “전체 뇌졸중 가운데 90% 이상은 음주 등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위험 요소와 관련 있다”며 “20~30대는 생산적인 세대이므로 이들의 뇌졸중 발병은 개인과 사회에 모두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뇌졸중을 막기 위해서라도 음주량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음주는 흡연과 함께 청년기 뇌졸중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조진성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과 신상도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전국 29개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뇌졸중 환자를 분석한 결과도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고령층 환자 그룹에서 만성질환(당뇨병,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등) 비율이 전반적으로 크게 높았지만, 유독 흡연과 음주는 젊은 층에서 그 비율이 훨씬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