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수술을 통해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이 암에 걸릴 가능성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술을 받아서 비만에서 탈출하는 것이 암 예방에는 이득이 된다는 의미다. 미국의사협회(JAMA)에 발표된 이 연구는 약 10년 동안 3만 여명의 비만 성인을 추적했더니 체중감량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수술을 받지 않은 유사 그룹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이 32% 감소했고 사망 위험이 48%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체중감량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연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보다 약 55파운드를 더 감량했다.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살을 더 많이 뺄수록 암 위험이 더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수술 받아서라도 비만 탈출하는 게 이득, 암 발병·사망률 급감
비만 치료하는 수술로 살 빼면 암 발생 위험 크게 줄어들어
비만은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이다. 보건 당국은 과도한 체중과 많은 암 발생률의 증가를 연관시켜 왔다. 새로운 연구는 상당한 양의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에게 증가된 위험이 역전될 수 있음을 제시하는 대규모로 가장 엄격하게 실시된 연구 중 하나이다.
새로운 연구가 비만 수술을 통한 체중 감량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 연구의 저자들은 이를 통한 혜택이 식이요법과 운동 또는 체중 감량 약물의 사용과 같은 다른 방법을 통한 체중 감량에 적용될 것으로 추측했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스티븐 E 닛센 박사는 연구 결과가 “비만인 사람들이 왜 살을 빼야 하는지에 관한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장·혈관·흉부 연구소의 최고 학술 책임자인 니센 박사는 “이는 중요한 공중 보건 메시지”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많은 대중들이 비만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강한 위험 요소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은 비만이 돌이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 전문가인 아니타 야스트레보프 박사는 비만을 치료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를 달성하는 것이 환자들의 건강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예일 의대의 부교수이자 예일 스트레스 센터의 체중 관리 및 비만 예방 책임자인 야스트레보프 박사는 “진짜 중요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비만은 흡연, 과음, 자외선 노출과 더불어 예방 가능한 암의 주요 원인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들은 자궁내막, 유방, 신장, 간, 식도, 대장암을 포함한 13가지 다른 유형의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CDC는 비만과 관련된 13가지 유형의 암이 매년 미국에서 진단되는 모든 암의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비만이 암을 촉진하는 이유는 완전히 명확하지 않지만, 한가지 잠재적인 요인은 염증이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세포가 암세포를 자극하는 것으로 밝혀진 ‘사이토카인’이란 다양한 염증성 단백질을 혈류로 분출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지방 세포에 의해 야기되는 만성적인 염증 상태가 비만 환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 발생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방 세포는 종종 불활성으로 여겨진다. 니센 박사는 “그냥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지방세포의 신진대사는 활발하다. 우리는 비만에 의해 생성된 만성 염증이 신진대사가 활발한 지방세포에 의해 암을 유발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CDC에 따르면 비만을 가진 사람들은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즉 IGF-1과 같은 호르몬의 수치가 높은 경향이 있다. 이는 대장암, 신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의 발병을 자극할 수 있다.
비만 수술은 상당한 체중 감소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비록 일부 환자들은 그들이 감량했던 체중을 일부 회복하게 되겠지만, 연구에 따르면 비만 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술 후 10년 동안 20% 이상의 체중 감소를 지속할 수 있었다.
이는 비만을 가진 사람들이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 일반적인 체중감량을 유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다.
새로운 연구를 위해, 니센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체중 감량이 암 발생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비만 수술을 받은 환자 5,053명을 모집해 추적했다.
환자 개개인이 여러 면에서 비슷한 다섯 명의 다른 환자와 ‘일치’되었다. 나이, 성별, 인종이 비슷하고 병력이나 체질량 지표도 비슷했지만 체중감량 수술은 받지 않았다.
이 연구에는 비만 수술을 받은 5,053명과 수술을 받지 않은 대조군 2만5,265명을 포함 총 3만명 이상이 참가했다. 두 그룹 모두 평균 연령이 46세이고 체질량 지수가 45로 CDC 분류에 따르면 ‘심각한’ 비만 상태였다. CDC는 체질량지수(B.M.I)가 25에서 30사이인 사람은 과체중으로 간주하고 B.M.I가 30 이상인 사람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지난해 발표된 전국적인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42%가 비만이고 약 9%가 심각한 비만을 가지고 있었다.
비만인 모든 사람이 체중감량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격이 있는 사람은 B.M.I.가 40이상이거나 B.M.I.가 35 이상이면서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과 같은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 하나 이상 있어야 한다. 새로운 연구에서 비만 수술을 받은 사람들은 위 우회술이나 슬리브 위절제술을 받았다.
10년 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평균 약 61파운드를 감량한 반면, 대조군의 환자들은 평균 6파운드를 감량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약 3%미만이 암에 걸렸다. 비수술 그룹의 환자 약 4.9%와 비교했을 때 이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위험을 32% 감소시킨 것과 같았다.
이 연구의 주 저자이자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비만 및 대사 연구소 소장인 알리 아미니안 박사는 일반적으로 이 데이터는 환자들이 발암 위험의 유익한 변화를 보기 위해 적어도 체중의 20~25%에 해당하는 많은 양의 살을 빼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위험 감소는 비만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궁내막암에 특히 유의했다.
아미니안 박사와 몇몇 연구 저자들은 체중 감량 수술에 사용되는 장치를 만드는 회사인 메드트로닉으로부터 연구 보조금이나 자문료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닛센 박사는 노바티스, 일라이 릴리 등 체중감량약을 개발하는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닛센 박사는 새로운 연구가 비만 수술에 초점을 맞췄지만, 사람들이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서든 의학 치료의 도움을 통해서든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살을 빼야 한다는 메시지가 있다고 밝혔다. 닛센 박사는 미국에서 매년 약 25만 명이 비만수슬을 받고 있지만 비만에 해당하는 미국인은 1억 명에 달한다“고 지적하고 ”미국 인구의 3분의 1에게 비만 수술을 할 수 없다. 이는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비만은 종종 의지력의 저하로 간주된다. 그러나 예일대의 야스트레보프 박사는 2013년부터 미국 의학협회가 비만을 만성 질환으로 인정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다른 만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비만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그 질병과 싸워야 한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신에, 그들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사나 의료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가 비만 때문에 찾아왔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 중 하나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고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탓하지 않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비만이 있는 환자들을 탓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