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복병에 한인 여행·항공업계 회복세‘찬물’
LA에 거주하는 한인 C모씨는 남편과 함께 한국 방문을 위해 10일 출발 예정인 항공권을 취소했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10일간 격리 실시 소식을 접하고 한국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C씨는“10일간 격리를 하고 나면 다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라 아쉽지만 이번엔 한국에 가지 않기로 했다”며“격리 조치가 연장되면 한동안 한국 가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자유로운 한국 여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사회생을 기대했던 한인 여행업계와 국적 항공사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변수로 3일부터 한국 하늘길이 막히자 충격에 휩싸였다.
한인 여행업계와 국적 항공사들은 당장 12월 출발을 앞둔 한인 여행객들의 항공권 취소와 변경 업무를 처리하느라 애를 먹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한인들의 여행 수요가 오미크론 복병에 한순간에 움츠려 들어 자칫 내년 모국 방문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한인 여행업계와 국적 항공사들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따른 여행 제한 조치가 미국과 한국에서 나오면서 그야말로 비상 사태에 직면했다.
미국 정부는 오늘(6일)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접종 여부와 국적에 관계없이 출국 하루 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PCR)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에 반해 한국 방역 당국은 오는 16일까지 모든 국가에서 입국하는 내외국인은 백신 접종과 상관없이 10일간 격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10일 격리 조치가 내려지자 한인 방문을 취소하려는 한인들의 전화가 급증했다.
한인 여행업체들과 국적 항공사들에 따르면 환불로 이어지는 항공권 취소는 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소 보다는 격리 조치가 변경되는 16일 이후로 일정을 변경하는 요구가 더 많아 6일부터 15일까지 예약자 60%가 일정을 변경했다. 격리 조치의 연장 여부에 따라 항공권 취소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여지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삼호관광 신영임 부사장은 “한국의 격리 조치로 순수하게 항공권을 취소한 것은 10% 정도에 불과하며 16일 이후로 일정을 변경하는 문의가 더 많았다”며 “장기 방문자 중 일부는 오히려 일정을 앞당기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예약 취소와 변경 등 비교적 한시적인 대응을 하고 있지만 여행업계는 추후 한국의 격리 조치 연장 여부를 놓고 초긴장 상태에 있다.
일단 내년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IT 박람회인 ‘CES 2022’ 행사 참여차 LA를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들이 급감할 것으로 한인 여행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태양여행사 써니 최 대표는 “12월 방학 특수는 이번 취소 및 변경 사태로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더 걱정되는 것은 내년 초 CES 행사의 개최 여부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한인 여행업계는 지난 추수감사절 연휴 특수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에 50~60% 정도까지 회복된 상황을 내년 모국 방문 재개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이번 오미크론 변수로 자칫 한인들의 여행 심리가 식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US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16일 이후 한국의 격리 제도가 연장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럴 경우 준비하고 있는 모국 방문 여행 재개가 쉽지 않아 한인 여행업계가 어려움을 겪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적 항공사들도 우려의 시선으로 오미크론 확산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처럼 각국이 출입 자체를 아예 막은 상황이 아니라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하지만 이번 격리 사태로 인해 LA-인천간 노선의 탑승률이 11월에 들어 50%로 2배 상승한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격리 조치로 항공권 예매 상황에 타격을 입으면서 일종의 비상 사태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오미크론과 관련해 상황별 비상 계획을 수립해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