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우울증 유병률 소득 낮을수록 우울감 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 전역 성인 3명 중 1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블루’(Corona Blue)가 날로 가중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미 전역 우울증 유병률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보스턴 대학 공중보건대학원 샌드로 갈레아 교수팀은 4일 의학저널 ‘랜싯 지역 건강-아메리카’에 발표한 연구에서 올해 미 전역 성인의 우울증 유병률은 32.8%로 팬데믹 이전 8.5%와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동일집단을 대상으로 지난해 3~4월과 올해 3~4월 ‘코로나19 및 생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과 웰빙에 미치는 영향’(CLIMB)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각각 1,441명, 1,161명이 해당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 주의할 점은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창기인 3~4월에는 27.8%였던 우울증 유병률이 1년이 지난 후인 올해 3월 32.8%로 더 높아져 성인 인구 3명 중 1명이 우울감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개 충격적인 사건 발생 후 우울증은 절정을 달한 후 점차 낮아지는 패턴을 보이는데, 코로나19의 경우 1년이 지난 후에도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 중 한 명인 캐서린 에트만 연구원은 “특히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사이에 우울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며 “2만 달러 이하를 버는 사람들의 58.1%가 우울증을 앓았던 반면 7만5,000달러 이상을 버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14.1%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갈레아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우울감이 전체 인구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정신건강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확대되고 있다”며 “날로 높아지는 우울감을 낮추기 위해 사회 전반의 인프라 구축과 심리지원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전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 증세 급증 현상은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리 LA 한인가정상담소 홍보 담당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우울 관련 상담이 예년과 비슷했다가 지난 8월 학교가 개학한 시점부터 약 20%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 달에 평균적으로 80~90건이던 상담 문의 건수가 8월부터 110~120건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홍보 담당은 “과거에는 한 달 정도였던 상담 웨이팅 기간이 최근에는 3개월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