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안의 미생물군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종(種)이 대장암의 발달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지워싱턴대 의학·보건학 대학의 로파 미슈라 외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저널 ‘위장병학(Gastroenterology)’에 최근 발표했다. 미슈라 교수는 이 대학의 중개의학 센터 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슈라 교수팀은 이번에 세포부착분자 관련 암 배아 항원(CAECAM) 족(family)의 단백질 상호작용을 연구했다. CAECAM 족은 미생물과 서로 작용해 전환 성장인자 베타(TGFB)의 신호 전달 경로에 변화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미국 ‘암 유전체 지도(The Cancer Genome Atlas)’에 등록된 456건의 대장 선암 발병 예와 594점의 대장 선암 샘플로부터 DNA 염기서열, mRNA(messenger RNA) 발현 수위, 환자 생존 기간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또한 대장암 종양이 발달하기에 앞서 미생물군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확인하기 위해 TGFB 신호 전달에 결함이 있는 생쥐 분변의 군 유전체학(metagenomic)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세포의 줄기세포 특성을 제어하는 유전자와 CAECAM이 대장암에서 높게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또한 CAECAM5의 돌연변이 형태가 발현한 대장암을 발견했는데, 이런 대장암에선 TGFB 신호가 억제되고 암세포가 더 넓게 확산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젊은 대장암 환자에게 침습성이 낮은(less invasive) 검진 기술을 적용할 여지를 넓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슈라 교수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은 50세 이상에 대해 대장암 검사를 권고하지만, 대장암 환자의 약 15%가 50세 미만인 게 현실”이라면서 “음식물 섭취와 섭식이 체내 미생물군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슈윤 라오 연구 조교수는 “생쥐 연구에서 4종의 미생물이 완전히 변한 걸 확인했다”라면서 “미래에는 젊은 환자들이 간단한 분변 검사로 변화한 미생물을 확인함으로써 미리 대장암 위험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