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나누지 않으면 뜻을 상실한다. ‘나 혼자만 살면 된다’는 극단의 이기주의로 흐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에게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당부했다. 진정으로 순종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거룩한 부담감’을 떨쳐내지 않는다.
한국교회는 한때 뜨거운 전도 열기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제 열정은 식고 자포자기식 무기력증이 교회를 누르고 있다. 전도의 방식과 전략은 급변하는 세태를 감안해 반드시 변화하고 진보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강권하고 외치는 전도는 부작용을 양산한다. 하지만 기도와 인내로 쌓는 ‘눈높이 전도’는 모든 기독교인의 피할 수 없는 의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2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성도 가운데 60.1%가 전도 경험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전도에 나선 교인의 성공률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더구나 일회성이 아니라 언제든 전도할 수 있는 교인의 비중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개신교인들 39.9%는 전도를 해 본 경험이 있고 60.1%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이와 같은 비율은 천주교(73.8%)와 불교(77.3%)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개신교인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도해 교회에 출석시킨 성공 경험도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98년에는 28.5%의 교인이 전도에 성공한 경험을 가졌다고 밝혔지만 2004년에는 26.4%, 2014년 25.8%로 조금씩 감소하다가 2017년에는 13.9%로 절반 이하로 폭락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전도 자체가 주는데다 성공률도 추락한 것이다.
전도에 성공해 태신자가 교회에 출석하게 된 경우도 감소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 중에서 ‘전도에 성공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밝힌 평균 ‘전도한 사람’도 1998년에 3.5명에서 2004년 3.2명, 2012년 2.9명, 2017년 2.9명의 추세를 보였다.
최근 전도한 사람의 비중은 2000년대에는 ‘이웃과 친척’이 30% 후반이었으나 2010년대에는 40% 중반대로 높아지고, ‘친구와 선후배’의 비율은 그 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전도를 통해 교회에 출석한 사람은 ‘이웃과 친척’이 가장 많아 2017년에 46.4%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친구와 선후배’가 32.9%, ‘배우자’ 8.0%, ‘형제와 자매’ 5.1%, ‘직장 동료’ 3.8%, ‘부모’ 0.4% 순서를 나타냈다.
이 중에서 ‘친구와 선후배’의 경우 2012년 42.6%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반대로 ‘배우자’는 1.3%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형제와 자매’가 0.0%에서 5.1%로 뛰어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하지만 ‘직장 동료’는 계속 감소하고 ‘부모와 자녀’도 0.4%와 0.3%로 미미해 성공률도 희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전도의 성공 경험 비율은 천주교에서 2012년 23.5%이던 것이 2017년에는 7.7%로 감소해 심각한 양상을 보였다. 불교는 1998년 14.0%에 2004년 8.2%, 그리고 2012년 4.0%로 추락하다 2017년에 7.4%로 반등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