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분기 2.8% 높은 성장
전 세계는 저성장 고착화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것과 달리, 세계 경제는 저성장과 높은 부채 문제 등으로 어두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0일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들도 경제 문제로 허덕이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공약대로 보편 관세를 중심으로 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 경우 세계 경제의 부담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경제는 지표상으로 연착륙을 향해 가고 있다.
미국이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일기도 했지만 지난 9월부터 별문제 없이 2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지난 9월 “위험이 있지만 (강한 성장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유의미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놀랍다”면서 “이는 대다수가 연착륙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대량 실업 없이 임금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적절한 속도로 오르고 있으며, 월별 고용 증가세는 노동시장 신규 진입자를 흡수하는 데 필요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3분기 미국 경제가 2분기(3.0%)보다 조금 낮은 2.8%(속보치·직전분기 대비 연율) 성장했지만 여전히 3%에 가까운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나스닥 지수를 비롯해 S&P 500 지수와 다우 지수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올해 들어 최고치를 거듭 갈아치웠다.
IMF는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2%에서 2.0%로 수정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2%로 낮췄다.
IMF는 앞서 지난달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2029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3.2%, 3.2%, 3.1%를 제시한 바 있다. 2006∼2015년 평균 성장률 3.6%였던 점을 감안하면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고물가로 인한 고통을 지적하면서 “저성장과 많은 부채의 조합이라는 가혹한 상황에서 고물가까지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전 세계 공공 부채가 연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에 해당한다.
IMF는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4.8%에 그치고 내년(4.5%)과 2029년(3.3%)까지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주요국인 독일 경제는 3분기 성장률이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다. 지난달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3%에서 -0.2%로 낮췄다. 지난해(-0.1%)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다. IMF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경제성장률도 올해 0.8%에 이어 내년에도 1.2%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029년 전망치 역시 1.2%에 머문다.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 등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된 상태로, IMF는 일본 경제 성장률이 올해 0.3%에서 내년 1.1%로 상승했다가 2029년(0.5%)까지 1%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제 규모가 내년 0.8%, 2026년 1.3% 각각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무역 장벽을 높이는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을 포함해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