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연령 7세 상승
신규 구매자 비중 최저
학자금·렌트·카드‘3중고’
시장에서 고령층에 밀려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56세로 1년새 무려 7년이나 상승하고, 전체 주택 거래에서 신규 구매자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젊은 층들이 주택 매매시장에서 밀려 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일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연례 시장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56세로, 2023년 49세에서 7살이나 상승했다. 이는 주택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40대 초반으로 나타난 후 역대 최고치 연령대 상승폭이다.
NAR은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 사이에 주택을 구매한 구매자 5,3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주택 구매자의 중간 연령도 1년새 35세에서 38세로 3살이나 올랐다. 또 전체 주택 거래에서 신규 구매자의 비율도 32%에서 24%로 1년새 8%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NAR이 1981년 관련 지표를 추적한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2008년 이전에는 신규 주택 구매자의 비중이 전체 거래의 40%를 차지한 바 있다.
메사추세츠에 있는 은행인 록랜드 트러스트의 부사장인 밥 드리스콜은 “모기지 업계에 종사한 지난 20년간 지금과 같이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구매하기에 어려운 시기를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신규 주택 구매자의 연령대가 올라가는 것은 주택 가격 상승 때문이다. NAR에 따르면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43만5,000달러로 2020년 이후 39%나 뛰었으며, 평균 30년 모기지 금리는 같은 기간 2배 이상 상승해 6%를 넘어섰다.
지난해 모기지 평균 금리는 7.02%에 달했으며, 한때 7.79%까지 치솟았다.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지난 9월 기준 금리 ‘빅컷’에도 불구하고 10월 31일 기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6.72%에 이르고 있다.
NAR의 회원·소비자 설문조사 책임자인 브랜디 스노든은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구매자는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 더 큰 소득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저렴한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장기간 주택 구매를 미룰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담요인은 학자금 대출과 비싼 렌트비, 신용카드 연체료 등이다. 드리스콜은 “젊은 구매자가 주택을 소유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경력 초기에 낮은 임금을 견디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고,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기 위해 저축을 하는 것은 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NAR에 따르면 주택 소유주가 내놓는 43만5,000달러짜리 중간 주택의 다운페이먼트(18%)는 7만8,300달러에 달한다. 이는 인구조사국 데이터의 연간 가구 중간 소득인 8만610달러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젊은 예비 주택구매자들이 주머니가 갈수록 얇아지는 가운데 이들 구매자는 나이가 많고 이미 주택을 소유한 구매자에게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NAR에 따르면 주택을 전액 현금으로만 구매하는 구매 비중은 올해 26%로 지난해 20%보다 6%포인트나 증가했다.
주택 시장 트렌드가 고령층에 유리하게 재편되면서 주택을 내놓는 평균 연령대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올해 주택 판매자의 평균 연령은 63세로, 이는 NAR이 조사를 진행한 이후 가장 높은 연령이다. 이들 가구의 평균 소득은 지난해 11만1,100달러에서 올해 11만2,500달러로 증가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