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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채팅서 만난 미모의 여성’ 알고 보니 암호화폐 사기단

미국뉴스 | | 2023-12-29 09:28:10

채팅서 만난 미모의 여성,암호화폐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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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조직 동남아서 활개…인신매매 ‘현대판 노예’ 동원

 소셜미디어 채팅서 만난 미모의 여성에게 속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수백만 달러를 날리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
 소셜미디어 채팅서 만난 미모의 여성에게 속아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수백만 달러를 날리는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로이터]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54세 남성 CY는 지난 2021년 10월 미모의 중국계 여성으로부터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받았다. 자신을 ‘제시카’로 소개한 이 여성은 CY를 만난 적이 있다며 친한 척을 했고, CY는 이 여성을 만난 기억이 없었지만 채팅을 이어가며 점차 친해졌다.

제시카는 뉴욕에서 호화 생활을 하는 장면을 찍은 자신의 사진을 공유했고, CY는 그녀에게 아버지를 병간호하는 것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몇주 후 제시카는 CY에게 아버지 병간호비를 마련하기 위해 암호화폐에 투자하라고 권유했다.

투자한 뒤 초기 수익은 놀라웠고 CY는 자신이 암호화폐로 수십만 달러를 벌고 있다고 생각했다. 투자를 이어가던 어느 날 CY의 암호화폐 계정이 잠기고 100만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CY는 중국 범죄조직이 인신매매를 동원해 벌인 금융사기에 걸려든 것이다.

CNN방송은 27일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현대판 노예제를 운영하며 미국 등 전 세계 사람들의 돈을 가로채는 중국 범죄 조직의 사기 실태를 보도했다. 유엔과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이들 범죄 조직은 기술 발전과 내전 등 동남아시아의 불안정한 상황을 악용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범죄 산업을 구축했다.

조직원들은 젊은 여성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몇 주간 친해진 다음 가짜 암호화폐 플랫폼에 투자하도록 꼬드긴다. 처음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며 계속 돈을 투자하도록 하는데, 결국 투자금은 사기꾼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피해자를 속이는 과정이 도축 전 돼지의 살을 천천히 찌우는 것과 닮은 까닭에 이런 범죄 수법은 ‘돼지 도축 사기’라고도 불린다. FBI에 따르면 2020년 9억700만 달러였던 이 사기 범죄의 규모가 올해 들어서는 11월까지 29억 달러로 3배나 늘었다.

제임스 버나클 FBI 돈세탁 전담반 국장은 ‘사기 서비스의 전문화’라며 더 많은 미국인과 전 세계인들이 여기에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를 속인 사기꾼은 젊은 여성이 아니라, 인신매매돼 수용소에 갇힌 현대판 노예들이다.

조직적인 범죄를 위해 중국 범죄단은 미얀마 동부 등지에 거대한 건물을 지어놓고 ‘일자리를 주겠다’는 말로 수천명을 꼬드겨 이곳에 가뒀다. 범죄단은 그 후 이들에게 암호화폐로 수백만 달러를 훔치도록 윽박지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유엔은 미얀마 전역에 12만명, 캄보디아 등 다른 지역에 10만명이 갇혀 사기 행각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인도 출신의 라케시(가명·33)도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화학 엔지니어였던 그는 IT 기업에서 사무직 일자리를 준다는 말에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에 왔다.

그러나 공항에서 그를 태운 운전기사는 방콕의 사무실 대신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 매솟시로 데려갔다. 3m 담장과 감시탑이 있는 미얀마 내 건물로 끌려간 그는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하고 전문 사기꾼이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당했다.

라케시는 한 중국 남성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CNN에 전했다. 계약서에 서명을 거부하자 감옥 같은 곳에 던져져 음식이나 물도 제공받지 못했다. 그곳에서 사흘이 지난 뒤 라케시는 살아남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조직원들은 그를 유타주 솔트레익시티에 사는 아름다운 금발머리 투자자 ‘클라라 세모노프’로 위장시켰다. 라케시는 하루에 16시간씩 잠재적 피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들의 신뢰를 얻으려 했다. 그의 임무는 미국인, 영국인, 브라질인, 멕시코인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계속 이들과 연락하는 것이었다.

이후 피해자들이 투자할 준비가 되면 연락망을 팀장 등에게 넘겼다. 라케시는 “(잠재적 피해자의) 70~80%는 가짜 사랑에 빠진다”고 전했다. 라케시는 자신이 일했던 사기단의 거대한 건물 내부에는 식당과 식료품점, 심지어 어린이집도 갖춰져 있으며 성매매와 마약 투약도 이뤄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이 같은 사기와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도우려 하고 있지만, 미얀마 군정은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거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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