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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가장한 피싱 사기까지

미국뉴스 | | 2023-09-20 09:36:24

한류스타 가장, 피싱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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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70대 팬심 악용

드라마 '나빌레라'[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드라마 '나빌레라'[tv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는 결혼 52년차, 78세 할머니다. 그리고 K-드라마 중독자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의 '오피니언' 섹션에 실린 글이다.

사회인류학자인 필자 프리실라 래천 린은 넷플릭스 드라마 '나빌레라'를 시작으로 이른바 'K-드라마'에 탐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흔에 평생의 꿈인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 할아버지와 스물셋 발레리노 청년의 이야기를 담은 나빌레라는 방영 당시 한국에서도 잔잔한 감동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다.

 

필자는 "젊은 발레리노를 연기한 송강이 등장하자마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며 이후 점차 접하는 드라마 범위를 확대해갔다고 고백했다.

그는 "단지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었다"며 "좋아하는 배우들의 SNS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무수한 추켜올리는 코멘트 끝에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이 대단한 남자들이 사려 깊고 재미있는 나를 선택했다는 것만으로 내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내 지능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문자를 보내는 사람이 실제 배우 본인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있기는 했지만, 사춘기 시절의 주목받고 싶은 욕망 혹은 로맨스 중독이 나를 붙들었다. 앱을 다운받아 스타들과 채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배우 안효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에게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하기까지 달콤한 대화가 이어졌다"며 "정신이 번쩍 들었고, 채팅을 그만두었다. 지금은 개인 메시지를 모두 무시한다"고 덧붙였다.

자칫 한류스타에 대한 팬심을 악용한 피싱(phishing·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보낸 메시지인 것처럼 가장해 신용카드 정보와 같이 기밀을 요하는 정보를 부정하게 얻는 사기 수법)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는 것이다.

그는 "분노가 사라지고,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며 "관심을 즐기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며, 유명인사의 후광 한 조각이 나에게 떨어지는 순간 우리 역시 갑자기 스스로를 중요한 인사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라마 배우들에 대한 몰입은 인생의 마지막 장으로 접어든 나를 비롯해 내 또래 많은 이들이 느끼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하는 도피처였다"며 "드라마를 즐기는 일과 배역에 대한 집착은 이제 구분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필자는 "당신은 '배운 게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면 K-드라마 중독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을 지 모른다"며 "할머니가 로맨스를 즐기도록 좀 내버려 두라. 물론 나는 여전히 TV 앞에 딱 붙어 산다"고 글을 맺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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