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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미국뉴스 | | 2021-07-16 14:14:54

KFC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오리지널 레시피에 서명을 남기는 순간 대령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기록이 남아 있지 않으므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만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한 인생 역정의 끝을 맞이하는 기분이었을 거라고. 프라이드치킨 프랜차이즈인 KFC를 설립하고 11가지 배합 양념의 비밀을 남긴 할란드 샌더스 대령(1890~1980년) 이야기다.‘대령(colonel)’은 명예 직함으로 공을 이룬 이들에게 켄터키주에서 수여하는 비공식 명예 칭호이다. 샌더스는 1935년 칭호를 받았는데, 물론 치킨 덕분이었다. 

어쩌면 그는 성공을 예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으며 공부도 일찍 그만두었고, 밥벌이를 위해 자주 이사를 다녀야만 했다. 농사도 시도했고 군복무도 했으며 철도 회사에도 몸담았다. 소방관으로 자리를 잡으려 시도했고 법무사로도 일했지만 성미 탓에 의뢰인과 싸움을 벌여 업계에서 퇴출됐다. 그런 그에게 전환점은 주유소였다. 1930년, 정유회사인 셸이 켄터키주 노스 코한의 주유소를 무월세로 빌려주었는데 한편에서 치킨을 포함한 음식을 팔기 시작했다. 경쟁자가 없지는 않았지만 살인 사건을 저질러 퇴출되면서 자리를 잡았으니 오늘날 KFC의 전신이었다.

 

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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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KFC 관계자들이 치킨을 만들기 위해 튀김옷을 준비하고 있다.

 

대령의 시대에는 닭의 사정이 사뭇 달랐다. 요즘에 비해 훨씬 오래 사육해 육질, 특히 다릿살이 훨씬 질겼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를 지향하는 음식점에서 주문과 동시에 야들야들하게 튀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라이드치킨이 유명한 남부에서 통했던, 너무 깊지 않은 무쇠팬으로 닭이 기름에 3분의 2쯤 잠기도록 튀기는 팬 프라잉(pan frying)으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겉은 타고 속은 익지 않는 조리의 불균형이 벌어질 뿐이었으므로 기름 온도를 무작정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대령은 고심 끝에 전용 튀김기의 개발을 공모에 붙였다. 발명가 윈스턴 셸턴이 개발한 ‘콜렉트라매틱’이 채택되었으니, 고온보다 고압을 활용하는 원리였다. 

압력 튀김기에서는 물이 106도에서 끓으므로 튀겨지는 닭에서도 수분이 덜 증발해 치킨이 훨씬 더 촉촉하게 익는다. 콜렉트라매틱은 오늘날까지도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영계를 선호하는 식문화의 변화로 당시에 비해 닭을 10주나 덜 사육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콜렉트라매틱은 샌더스의 시대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운용되고 있다.

아무래도 대중에게 KFC는 압력 튀김솥보다 ‘특제’ 11가지 비밀 허브 및 향신료의 배합으로 더 유명하다. 대령은 처음 치킨을 팔기 시작했던 1930년대부터 레시피를 다듬어 1940년 7월, 오늘날 ‘오리지널 레시피’라 불리는 배합비를 완성했다. 튀김옷인 밀가루에 더하는 이들 양념의 레시피는 코카콜라의 배합비와 더불어 식품 산업의 양대 영업 비밀로 통한다. 

특허로 분류했다가는 20년이면 지식재산권이 소멸돼 공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업 비밀을 선택한 것이다. 대령의 손글씨 레시피는 11가지 향신료 및 허브의 작은 병(바이얼)과 함께 KFC 본사의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

맛의 비법도 비법이지만, 인터넷 시대에 KFC의 영업 비밀은 홍보 수단으로 한결 더 유용하게 쓰인다. 2008년, KFC는 켄터키주에서 현금 운반용 트럭을 임대해 ‘특급 비밀’이라는 문구를 써붙여 홍보 활동을 벌였다. 대령의 손글씨 레시피를 위한 보안 절차가 한층 더 강화되던 시기였다. 

한편 그와 별도로 KFC는 요즘 인터넷 보안에 쓰이는 것과 흡사한 ‘2중 인증’ 절차를 통해 레시피의 비밀을 지키고 있다. 일단 절반을 그리피스 연구소에서 제조한 뒤 후추 등 향신료로 유명한 매코믹사에 넘겨 완성시키는 방식이다.

물론 이런 시도가 대중의 호기심이며 맛을 재현해 이득을 보려는 이들의 시도를 막지는 못한다. 레시피의 비밀을 캐려는 시도가 아직도 활발한 가운데 1983년, 회의론자이자 작가인 윌리엄 파운드스톤의 시도가 가장 먼저 유명세를 탔다. 

그는 저서 ‘빅 시크릿: 알아서는 안 될 비밀의 성역 없는 폭로’에서 KFC의 치킨에는 밀가루, 소금, MSG와 흑후추만을 맛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류의 주장에 KFC는 대령의 1940년 오리지널 레시피 그대로 11가지 향신료와 허브를 고수한다고 대응하고 있다.

한편 2016년에는 ‘시카고 트리뷴’지에 의해 샌더스의 처조카인 조 레딩턴의 레시피가 보도됐다. 

그는 스크랩북의 봉투 속에서 샌더스 대령의 손글씨로 쓰인 레시피를 발견했는데, 11가지 향신료와 허브는 소금, 타임, 바질, 오레가노, 셀러리소금, 흑후추, 백후추, 머스터드가루, 파프리카가루, 마늘소금, 생강가루라고 주장했다. 

또한 MSG를 쓴 맛내기와 튀김옷에 버터밀크(크림에서 버터를 추출하고 남은 액체)를 쓰는 것 또한 샌더스 대령만의 비법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 트리뷴은 여러 번의 시도 결과 KFC에서 파는 것과 맛의 차이가 거의 없는 치킨을 튀겨낼 수 있었다는 기사를 냈다. 

하지만 그렇다고 레딩턴의 레시피가 진짜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보다 레딩턴의 주장대로 11가지 향신료와 허브를 받아들일 경우 미국 식약청(USDA)의 규제와 상충하기 때문이었다. 

미국 식약청에 의하면 머스터드가루는 알레르겐이므로 사용 여부를 명확히 밝히고 경고 메시지를 추가해야 한다. 하지만 KFC는 여태껏 그런 적이 없으므로 머스터드가루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이게 전부일 리가 없다. 샌더스의 비서로 일했던 셜리 톱밀러는 텔레비전 쇼 ‘톱 시크릿 레시피’에 출연해 대령이 어머니로부터 세이지(sage)와 세이버리(savory)가 닭에 잘 어울리는 허브임을 배웠노라고 밝혔다. 

한편 대령의 친구였던 윈스턴 셸턴은 텔리체리(tellicherry) 흑후추가 11가지 양념의 비밀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지만, 텔리체리는 후추의 품종이 아닌 알갱이 크기에 따른 분류이므로 진실이라 볼 수 없었다.

여기까지 듣고 ‘치킨 양념에 이렇게 진심일 일인가?’라며 넌덜머리가 날 독자에게는 매리언케이사의 양념 ‘99-X’의 존재를 알리고 싶다. 메리언케이사는 대령이 살아 있을 때 KFC의 프랜차이즈 매장에 양념을 납품했던 업체이다. 

대령 사후 KFC가 소송을 걸어 더 이상 납품은 하지 않지만, 샌더스의 공식 전기 필자인 조시 오저스키가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다’며 인정하는 수준이다. 닭 45㎏의 맛을 낼 수 있는 분량이 고작 38달러이니 궁금한 이라면 해외 직구를 권한다.

이처럼 온갖 주장과 양념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세월에 걸쳐 대령의 오리지널 레시피에 대한 공감대는 두 갈래로 자리를 잡았으니 다음과 같다.

①닭고기는 소금과 MSG를 포함한 염지액에 담가 맛을 들인다.

②기준량인 밀가루 2컵에는 계란 흰자 가루와 분유, 팽창제인 베이킹파우더가 포함되어 있다.

샌더스 대령은 1952년 유타주에 첫 프랜차이즈 매장을 낸 뒤 1974년 600개로 세를 불려 매각했다. 이후에는 연봉을 받는 브랜드의 홍보 대사로 일했지만 KFC 음식의 완성도에는 회의적인 태도를 취했다. 

 

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KFC의 창업자 할란드 샌더스 대령.

 

■샌더스 대령의 치킨

샌더스 대령과 KFC의 비밀 양념 레시피 이야기를 들으면 닭을 몸소 튀겨보고 싶어질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현재 가장 믿을 만한 레시피를 연구하는 ‘모더니스트 퀴진’의 치킨 레시피를 소개한다. 오리지널 레시피의 진위 여부와 무관하게 간결하고도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앞서 밝혔듯 대령의 시대에 비해 훨씬 어린 닭을 선호하며, 특히 1㎏ 안팎이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 수 있다. 맛있는 치킨을 튀겨보고 싶지만 정말 완벽하게 재현해보고 싶은 욕심까지는 없다면 낯선 향신료는 과감히 빼고 만들어도 좋다.

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할란드 샌더스 대령은 처음 치킨을 팔기 시작했던 1930년대부터 레시피를 다듬어 1940년 7월, 오늘날‘오리지널 레시피’라 불리는 배합비를 완성했다.

 

샌더스 대령의 치킨 레시피

◇재료

닭(북채) 800g, 박력분 200g, 중력분 160g, 통밀가루 32g, 흑후추 10g, 백후추 8g, 파프리카가루 4.5g, 양파가루 4g, 너트멕 1.5g, 세이지 0.7g, 올스파이스 0.5g, 타임 0.5g, 카이엔페퍼 0.3g, 월계수잎가루 0.1g, 소금 24g, 화학조미료(MSG) 14g, 우유 120g, 계란 60g

 

◇조리법

①닭다리는 종이행주로 물기를 잘 닦아낸다.

②밀가루, 허브, 향신료, 소금, 조미료를 잘 섞는다.

③우유에 계란을 더해 포크나 거품기로 잘 풀어 섞는다.

④깊은 튀김솥에 콩기름, 옥수수기름, 땅콩기름, 카놀라유 등의 식용유를 절반 정도 채우고 180도로 예열한다.

⑤닭다리를 ③에 담갔다가 ②에 굴려 골고루 입힌 뒤 예열된 기름에 담가 속까지 익도록 12분가량 튀겨낸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닭다리를 튀기지 않는다. 여러번 나눠 튀길 경우 반드시 기름 온도가 180도까지 다시 올라간 뒤 닭다리를 더한다. 다 튀겨진 닭다리는 키친타월의 식힘망에 얹어 5분가량 식혔다가 먹는다.

 

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80년간 금고 속에… KFC 튀김옷의 영업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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