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영주권·취업허가 등
심사 전반 ‘병목’ 마비 수준
신규 신청 줄어도 처리 급감

미국의 시민권과 영주권, 취업허가 등 각종 이민 신청서류의 심사 적체가 1,280만 건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심사 강화 속에 신규 신청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지만, 이민당국의 처리 속도는 더욱 크게 떨어지면서 합법 이민 절차 전반에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민권 심사는 지난해보다 승인 건수가 70% 이상 급감하고 평균 처리기간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취득과 신규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독립적인 데이터 정보 웹사이트 ‘더 오픈 카운트’가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의 최신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3분기 말인 지난 6월 30일 현재 계류 중인 각종 이민 신청 및 청원 서류는 총 1,280만7,907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의 1,165만1,012건보다 약 115만7,000건, 9.9% 증가한 수치다. 올해 3월 말의 1,212만9,905건과 비교해도 불과 3개월 사이 약 67만8,000건이 추가로 쌓였다. USCIS가 공개한 분기별 통계를 보면 심사 적체가 계속해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4~6월 USCIS에 접수된 신청 및 청원 서류는 약 217만7,000건이었지만, 같은 기간 처리가 완료된 서류는 약 158만4,000건에 그쳤다. 접수 건수보다 처리 건수가 약 59만3,000건 적었던 셈이다. 미국이민위원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3월 USCIS에 접수된 신규 신청은 전년 동기보다 45% 감소했지만, 처리 완료 건수는 44% 줄어들었다. 신청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심사 적체가 해소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적체는 시민권뿐 아니라 가족초청, 영주권, 취업허가 등 주요 이민 절차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가족초청 이민청원서(I-130) 계류 건수는 약 240만5,000건으로 가장 많았다. 취업허가 신청서(I-765)가 약 211만1,000건으로 뒤를 이었으며, 미국 내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서(I-485)도 약 156만 건에 달했다.
시민권 신청서(N-400)는 약 74만2,000건, 여행허가 및 재입국 관련 신청서(I-131)는 약 57만5,000건이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시민권 취득을 원하는 영주권자들뿐 아니라 가족을 초청하려는 시민권자, 취업을 위해 노동허가가 필요한 이민자, 영주권 승인을 기다리는 합법 체류자들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