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페이먼트 마련이 내 집 마련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꼽힌다. 주택 구입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데는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요즘처럼 물가가 높은 시기에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도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세입자는 주택 구입자보다 부담이 적지만, 집을 임대하려면 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일부 대형 부동산 관리업체들 사이에서 보증금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개인 건물주들은 사정이 다르다. 개인 건물주 대부분은 여전히 보증금을 임대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보증금 면제나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개인 건물주는 찾기 힘들다. 따라서 새 집을 찾아야 하는 세입자들도 다운페이먼트를 준비하듯 임대 보증금 마련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미리 저축할 필요가 있다.
개인 건물주 대부분 요구
이사 비용 포함 미리 준비
기타 수수료 인하 협상
■ 개인 건물주 임대 보증금 ‘면제·인하’ 드물어
주요 주택 임대 플랫폼의 매물 동향과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개인 건물주들 가운데 부대 수수료를 낮추고 기본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편의시설을 개선해 주는 경우는 많지만, 보증금을 인하하거나 면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부대 수수료에는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보증금, 주차장 수수료, 열쇠 보증금, 입주 행정 처리비, 신용 및 배경 조회비, 공동 편의시설 이용료 등이 포함된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개인 건물주 중 약 66%는 공실을 채우기 위해 세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도 보증금 면제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실제 임대 매물 동향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확인됐다. 올해 2분기 온라인 플랫폼에 등록된 매물의 약 90%가 여전히 보증금을 요구했는데, 이는 작년의 90.7%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개인 건물주들이 세입자의 비용 부담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개인 집주인들은 세입자의 입주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종 입주 수수료를 550달러(중간 금액 기준)에서 395달러로, 약 28% 낮췄다. 550달러에서 395달러로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임대 보증금 중간 금액은 1,975달러에서 1,895달러로 약 4% 인하하는 데 그쳤다.
■ 재정 손실 막기 위한 ‘안전 장치’
개인 건물주들의 보증금 감면이 쉽지 않은 이유는 기업형 아파트 단지와 개인 건물주의 운영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면 알 수 있다. 두 유형의 건물주의 가장 큰 차이는 자금 조달 구조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다.
기업형 부동산 관리업체는 기업 보유 자금이나 사모펀드 자본을 바탕으로 수백~수천 유닛의 임대 주택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300가구 규모의 고층 아파트에서 세입자가 임대료를 내지 않거나 주택을 훼손하더라도 관리업체는 전체 임대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자금으로 손실을 분산할 수 있다. 기업형 임대업체는 일반적으로 보증금을 면제하거나 인하하더라도 공실을 신속하게 채워 전체 입주율을 높이는 것이 수익 관리 측면에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반면 개인 건물주들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개인 주택 임대사업자의 90% 이상은 20유닛 미만을 관리하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두 채의 부동산만 보유하고 있다. 건물 한두 채를 운영하는 개인 건물주에게는 세입자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비용이나 몇 달치 임대료 미납, 심각한 주택 훼손만으로도 한 해 임대 수익의 대부분이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개인 건물주들은 임대 보증금을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 전략으로 활용하지 않고, 대신 재정적 손실을 막기 위한 필수 안전장치로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세입자…’이사 비용·보증금’ 미리 마련해야
주택 임대시장에서 세입자가 계약 체결 전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피하려면 각 형태의 건물주의 운영 방식과 보증금 관행을 이해해야 한다.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듯 기업형 고층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면제 협상이 통할 때도 있다. 그러나 임대주택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개인 건물주 시장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임대 보증금 전액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세입자는 보증금을 예상치 못한 부담이나 협상 가능한 비용으로 여기기보다, 주택 구입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미리 마련해야 한다. ▲ 이사 비용을 미리 준비한다. 임대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부터 보증금을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고정 비용으로 보고 이사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 수수료와 보증금을 구분한다. 입주 수수료나 반려동물 관련 수수료는 협상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보증금은 감액이나 면제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다른 항목을 통해 비용 협상에 나선다. 임대 비용을 낮추려면 보증금 면제를 요구하기보다 기본 월 임대료를 낮추거나 부대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지 집주인에게 문의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 주택 임대료 협상 전략
다음 세입자가 활용할 만한 주택 임대료 협상 전략이다.
▲ 우수한 세입자라는 점 입증해야: 임대 신청서를 신속하게 제출하고 세금 신고서와 재직 증명서, 이전 집주인의 추천서 등을 준비해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2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등 집주인에게 유리한 조건을 함께 제시하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 높은 크레딧 점수로 신뢰 확보: 크레딧 점수가 높으면 채무를 성실하게 상환해온 것으로 평가돼 집주인의 신뢰를 얻는 데 유리하다. 점수가 낮더라도 학자금 대출이나 의료비 등 관련 채무를 1년 이상 연체 없이 갚아왔다는 자료를 제출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 주변 임대 시세를 근거로 제시: 인근의 유사한 주택보다 임대료가 높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면 인하 협상에 유리하다. 주택 크기와 상태, 주차 공간 등 편의시설을 비교하고 해당 매물의 시장 등록 기간도 확인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무리한 인하보다 합리적인 금액 제안: 처음부터 지나치게 낮은 금액을 제시하기보다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임대료를 제안해야 집주인을 설득할 수 있다. 임대료 인하가 어렵다면 한 달치 임대료 면제 등 일회성 혜택을 요청해볼만 하다.
<준 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