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제5항소법원 판결
트럼프 강경책에 힘실어
미국에서 수십 년간 거주해 온 서류미비 이민자라도 불법 입국한 경우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보석심리 없이 구금할 수 있다는 연방항소법원 판단이 나왔다. 장기 거주 이민자에 대한 구금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것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힘을 실어주는 판결이라는 평가다.
연방 제5항소법원 전원재판부는 지난 23일 불법 입국 이민자에 대한 의무구금 정책을 둘러싼 소송에서 미국 내 거주 기간이 길다는 이유만으로 보석심리를 받을 권리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미국에 불법 입국한 뒤 오랫동안 생활해 온 이민자라도 체류 기간만으로 구금에 관한 법적 지위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이민자들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보석을 통한 석방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소송은 텍사스에서 교통단속 과정에 체포된 이민자 남성 3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각각 미국에서 최소 14년 이상 거주했으며,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들도 두고 있다. 범죄 전력이 없는 이들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넘겨진 뒤 보석심리 기회 없이 구금됐다. 앞서 연방항소법원 3인 재판부는 지난 7월 구금 90일 이내에 보석심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이번 전원재판부는 찬성 10명, 반대 7명으로 이를 뒤집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코리 윌슨 판사는 합법적인 입국 허가를 받지 않은 이민자는 의회가 이민법에 규정한 절차적 권리만 보장받는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의견을 낸 판사들은 이번 판결이 장기 거주 이민자들의 헌법상 적법절차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현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