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규정 대수술
외국어 교재·수업 제한
이중언어 교육기회 박탈
한인 가정 직격탄 우려
저소득층 가정의 영유아에게 무료 조기교육과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연방 프로그램 ‘헤드 스타트(Head Start)’가 영어 중심으로 대폭 개편될 전망이어서 한인 등 이중언어 가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8월 제안한 규정에는 헤드 스타트 교실 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고, 외국어 교재와 수업 자료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규정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은 오는 10월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개편안이 확정되면 교사나 보조교사가 학생들의 주요 가정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현행 기준이 사라지고, 아동 발달검사와 평가도 가족이 원하는 언어로 실시할 의무가 없어진다. 부모에게 제공되는 주요 안내자료의 번역 의무도 없어지며, 외국어로 된 책과 장난감, 교육자료 역시 교실에서 사라질 수 있다.
한인 가정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인타운 내 초등학교 헤드 스타트 이중언어 교실에서는 교사와 직원들이 영어 외에 한국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을 구사하며 다양한 가정의 의사소통을 돕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약 29만명의 이중언어 학습 아동이 헤드 스타트에 등록돼 있다.
연방 아동·가족행정부는 규정 변경에 따라 전국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의 약 3분의 1이 교육과정을 바꾸고 외국어 교재를 교체하거나 교사를 재교육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며, 일회성 비용만 최소 9,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영어를 우선시하는 것이 어린이들의 학교 준비와 영어 습득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연방 보건부 측은 헤드 스타트의 목적이 어린이들의 학교 입학 준비를 돕는 것이며 영어 능력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 전문가들은 모국어를 활용한 교육이 오히려 영어 습득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어린 시절 익숙한 언어로 읽기와 기본 개념을 먼저 배우면 그 능력이 영어 학습으로 이전될 수 있으며, 가정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영어 학습에 반드시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인 부모들에게는 학교와의 의사소통 문제도 우려된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모가 한국어 등 익숙한 언어로 교사와 자녀의 학습·발달 상황을 상담하고 학교 안내자료를 이해할 수 있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면 이러한 언어 지원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에서는 변경안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