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서 조선 최고 연애꾼 역…손예진·나나와 연기
"배용준·장동건과 비교, 배우의 숙명…파격 노출도 고민 안해"
"손예진과 연기에 긴장…나나는 동물적 감각 가진 배우"
![배우 지창욱[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image/fit/296933.webp)
배우 지창욱(39)이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연기한 조원은 대중에게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 작품은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재해석된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1782)를 조선시대로 옮겼다.
원작은 이미 이미숙, 배용준, 전도연이 주연한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와 장동건, 장쯔이, 장바이즈(장백지) 주연의 영화 '위험한 관계'(2012)로 제작돼 관심을 모았다. 2018년엔 배우 우도환과 레드벨벳 조이가 주연한 MBC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로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지창욱은 배용준, 장동건 등 대선배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22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지창욱은 "예전부터 많이 만들어진 작품이라 사실 고민도 걱정도 있었다"면서도 "조원이란 인물을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배우들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배우가 된 순간부터 비교당하는 건 숙명"이라며 "누가 누구보다 낫다는 건 제게 큰 의미가 없다. 전 저만의 조원을 성의껏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스캔들'은 욕망을 가지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던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조씨부인과 사촌 동생 조원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에 미망인 희연이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창욱은 조선 최고의 연애꾼이라 불리는 조원을 연기했다.
그는 "역할 자체가 매력적이었다"며 "선택하기 쉽지 않은 역할이지만, 제가 이 나이에 이런 인물을 시도하고 도전해본다는 건 감사하고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창욱은 감정이나 행보를 짐작할 수 없는 조원의 복합적인 내면에 끌렸다고 털어놨다. 조원을 '두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로 설정하고 작품을 시작했지만, 조원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정의하는 일도 경계했다.
그는 "(감정의) 정답을 정해놓고 연기하지 않았다"며 "조원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게 힘들다"고 해석의 여지를 열어뒀다.
촬영 후 자기 연기를 확인할 수 없도록 모니터를 금지한 정지우 감독의 연출 방식도 지창욱이 조원의 마음을 모호하게 느끼도록 만들었다.
"감독님이 제가 이렇게 연기하면 이것도 좋다고 하시고, 다르게 연기하면 그것도 좋다고 하셨어요. 그걸 반복하다 보니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결과물이 나올 때가 있었어요. 조원의 흔들리는 마음을 배우가 스스로 판단해서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연출 의도가 아닐까 짐작해 볼 뿐이에요."
정지우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는 그는 이런 방식이 "괴롭고 고통스러웠다"면서도 "집요한 연출이 있는 건 배우에게 색다르고 큰 경험이었다"고 기억했다.
'스캔들'에는 조원의 정사 장면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지창욱은 이를 위해 전라 노출에 가까운 수위 높은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파격적인 도전이지만 지창욱은 "고민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노출이 있으니 멋지게 보이려고 준비하지도 않았다"면서도 "물론 부담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감독님과의 대화로 조금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웃음 지었다.
'스캔들'에서 지창욱과 미묘한 감정과 욕망의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배우는 손예진과 나나다.
손예진이 누구의 부인으로만 갇혀 살기 아까운 재능을 갖춘 사대부 여인 조씨부인을, 나나가 결혼 전 남편을 잃은 정숙한 미망인 희연을 연기했다.
지창욱은 손예진과의 연기에 "현빈 선배님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며 "선배님과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긴장감을 줬다. 선배님과 대립각이 잘 살아야 이 작품이 더 맛있게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 예민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나나에 대해선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배우이자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그는 "나나의 연기가 신기했다. 본질적인 것을 탐구하고 보여주고 싶어 하는 배우"라며 "그는 진짜를 찾고 있었고, 그걸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괴로워했다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스캔들'은 공개 후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한복, 민화, 판소리 등 한국적인 미를 살린 연출은 호평받았으나, 속도와 관능이 사라진 치정극이라는 점에선 아쉽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다.
지창욱은 "너무 아쉽다. 제 작품이 혹평받는다는 건 슬프면서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반응"이라며 "배우로서 제 인생에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던 작품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론 혹평만 있다고 할지언정 틀린 선택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며 "이러다 대중에게 잊히는 작품이 될 수도 있겠지만, 부끄럽진 않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지창욱은 차기작으로 전지현과 주연을 맡은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인 JTBC 드라마 '인간X구미호'를 준비하고 있다.
손예진에 이어 전지현까지, 대한민국 대표 배우와 연이어 호흡하는 그는 "전 이제 다 이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어릴 때부터 꿈 같이 생각하던 선배님들과 작업해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현장을 최대한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