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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체자 명단 내놔라… 거부시 연방 기금 중단”

미국뉴스 | | 2026-09-04 09:18:30

불체자 명단 내놔라, 거부시 연방 기금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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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법무부 요구 파문

주정부 신고 의무 확대

SSI 등 복지 기금 연계

이민 단속 전방위 압박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모든 주 정부에 불법체류자 정보를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거부하면 연방 지원금을 중단할 수 있다고 엄포하고 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이민 단속에 동참시키려는 전방위 압박 조치로, 향후 거센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연방 법무부 법률자문국(OLC)이 지난 1일 발표한 의견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 재정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는 불법체류자로 판단되는 주민의 정보를 연방정부에 신고해야 한다고 폴리티코 등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모든 주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어 사실상 전국의 주정부가 적용 대상이다.

 

법무부는 특히 저소득 가정 지원 프로그램인 노인·장애인 생활보조금(SSI) 등과 관련해 연방 기금을 받는 주정부의 모든 기관에 불법체류자 신고 의무가 적용된다고 해석했다. 이전 행정부들은 신고 의무가 해당 연방 복지 프로그램을 직접 집행하는 주정부 기관에만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번 의견서를 통해 신고 의무의 범위를 연방 기금을 받는 주정부 전체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T. 엘리엇 가이저 법무부 차관보는 성명을 통해 “의회는 이 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했다”며 “주정부가 TANF 참여를 선택하면 미국 내 불법체류자를 신고할 의무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취약한 미국인을 돕기 위한 세금이 불법 입국을 부추겨서는 안 되며, 법과 국경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슈아 크래독 법무부 부차관보가 작성한 이번 의견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의 일환이다.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작전에 협조하지 않는 주정부에 대해 연방지원금을 끊기 위한 법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조를 강제하려던 연방정부의 과거 시도들은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번 의견서는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8년 법률자문국이 내놓은 기존 해석을 공식 철회했다. 당시 의견서는 불법체류자 신고 의무를 연방 복지 프로그램의 집행 기관에 한정해 좁게 해석했다.

 

새로운 해석이 당장 이민 단속 현장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연방기관들이 이를 실제로 어떻게 집행할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주정부들과 새로운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는 새 방침이 앞으로 배정되는 연방 기금에만 적용된다고 밝혔다. 과거의 법률 해석을 전제로 체결된 기존 협약에는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크래독 부차관보는 “당시 협약 당사자들이 주정부의 신고 의무에 대해 서로 다른 이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행정부가 그 협약을 소급해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정부들은 이번 의견서를 고려해 앞으로 TANF나 SSI에 계속 참여할지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정부가 어떤 근거로 특정 주민을 불법체류자로 ‘인지’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누가 어떤 수준의 증거나 의심을 바탕으로 체류 신분을 판단할지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여러 연방기관은 지난 2000년 주정부가 개인의 불법체류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를 극히 제한적으로 해석했다. 연방 이민 당국의 검토와 확인을 거친 공식적인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경우에만 신고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크래독 부차관보는 이러한 해석이 법률이 요구하는 수준보다 ‘인지’의 기준을 지나치게 높였다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DHS)가 통보했거나, 해당 기관이 불법체류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을 보유했거나, 당사자가 스스로 불법체류 사실을 인정한 경우에도 주정부가 이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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