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학점 대신 90~96학점
전국 26개주 학교로 확대
등록금 부담이 주요 이유
대학가에서 전통적인 4년제 학사 학위의 틀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졸업에 필요한 학점 자체를 줄여 3년 만에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3년제 학사학위’가 확산하고 있다.
학생 입장에서는 대학 재학기간과 등록금·주거비 등 생활비를 1년가량 줄일 수 있고, 대학 입장에서는 학비 부담을 낮춰 학생 유치와 졸업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학 교육의 범위를 축소해 학사학위의 가치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조사 매체 랜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대학들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학점 축소형 학사 프로그램은 119개에 달했다. 학사 축소 프로그램을 발표한 대학은 전국 26개 주에 분포돼 있다.
가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대학이 90학점으로 심리학·경영학·컴퓨터과학 3년제 학사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골든게이트 대학은 2026년 가을부터 90학점 경영학 학사과정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기존에도 여름학기 수강, 고교 때 AP·IB 또는 대학 학점 취득, 편입학점 인정 등을 활용해 3년 만에 졸업하는 방법은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120학점을 그대로 이수하면서 시간을 단축하는 ‘가속형 학위’였다.
최근 확산하는 3년제 학사학위는 방식이 다르다. 대학이 처음부터 졸업학점 자체를 90~100학점 안팎으로 설계한다. 상당수 프로그램은 전공의 핵심 과목과 일반교육 과정은 유지하는 대신 선택과목을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즉 4년 동안 배워야 할 120학점을 3년에 몰아서 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필요한 학점 수를 줄이는 것이다.
3년제 학사과정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대학 비용이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2025~26학년도 대학의 평균 등록금 및 수수료는 공립 4년제 대학의 주내 학생 기준 1만1,950달러, 사립 비영리 4년제 대학은 4만5,000달러다. 따라서 단순히 1년치 등록금만 놓고 보면 공립대는 평균 약 1만2,000달러, 사립대는 약 4만5,000달러를 절약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기숙사비와 식비, 교통비, 교재비, 기타 생활비까지 합치면 실제 절감액은 더 커질 수 있다.
3년 만에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경제적인 이점이다. 학생은 대학 비용을 1년 덜 부담하는 동시에 다른 학생보다 1년 먼저 취업해 소득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3년제 학사과정은 학생뿐 아니라 대학에도 장점이 있다. 대학들은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진학률 변화, 높은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회의감 등으로 학생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 랜드가 조사한 119개 프로그램 가운데 93개가 4년제 사립 비영리대학에서 발표됐고, 공립 4년제 대학은 19개였다. 또 119개 가운데 51개는 온라인 전용, 30개는 대면 전용으로 운영되는 등 온라인 과정의 비중도 높았다.
대학 입장에서는 ‘4년 동안 비싼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낮춰 학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다른 대학과의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모든 전공을 3년제로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랜드 조사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이 집중된 분야는 경영·관리·마케팅이며, 그 다음으로 컴퓨터·정보과학, 법집행·보호서비스, 보건 관련 분야, 심리학 등이 뒤를 이었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