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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빚 허덕이는 미국인… 집을 ‘현금통장’처럼 사용

미국뉴스 | | 2026-08-28 10:15:45

카드빚 허덕이는 미국인, 집을 ‘현금통장’처럼 사용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1분기만 에퀴티 470억불 인출

 ‘빚 갚으려 집 담보’ 확산세

부채가 무담보→담보부채로

실직·집값하락 등 차압 위험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카드빗을 줄이기 위해 주택 에퀴티를 빼고 있지만 상당한 재정위험도 따른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카드빗을 줄이기 위해 주택 에퀴티를 빼고 있지만 상당한 재정위험도 따른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가격 상승으로 쌓인 주택자산(Home Equity)을 꺼내 빚을 갚는 주택 소유주들이 늘고 있다. 집에 쌓인 자산을 현금처럼 활용해 고금리 신용카드 빚을 낮은 금리의 주택담보 부채로 갈아타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이자 절약’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신용카드 빚을 주택담보 대출로 전환하면 월 이자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그 순간부터 신용카드 빚은 집을 잃을 수 있는 부채로 성격이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물가와 생활비 상승으로 가계가 계속 빚을 내는 상황에서 주택자산을 반복적으로 현금화할 경우, 가계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를 다른 형태로 옮기는 데 그칠 수 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약 18조8,000억달러에 달했다. 이중 신용카드 부채는 2분기에 210억달러 증가하면서 약 1조2,600억달러로 불어났다.

 

신용카드 부채가 특히 부담스러운 이유는 높은 금리다. 가령 2만달러의 신용카드 빚을 연 22% 금리로 유지할 경우 단순 이자만 연간 약 4,400달러에 달한다. 최소 결제액만 내면서 원금을 제대로 줄이지 못하면 상환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집을 소유한 가계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신용카드 빚을 한꺼번에 갚는 방법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주택 소유주들이 보유한 주택자산 규모는 막대하다.

 

연방준비제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미국 가계가 보유한 주택 순자산은 약 35조달러에 달한다. 주택 소유주 입장에서는 집값 상승으로 장부상 막대한 자산이 생겼지만, 실제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아니다.

 

그러나 HELOC(주택담보대출 한도계좌), 홈에퀴티론, 캐시아웃 리파이낸싱 등을 이용하면 이 자산의 일부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자산에서 인출한 금액은 약 47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중 약 220억달러는 기존 모기지를 더 큰 규모의 새 모기지로 바꾸면서 차액을 현금으로 받는 캐시아웃 리파이낸싱이었다. 특히 캐시아웃 리파이낸싱 이용자는 약 23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한 명당 약 9만3,000달러의 현금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시에 한 채의 집에 여러 개의 빚이 겹쳐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위험도 커진다.

 

주택자산을 이용해 신용카드 빚을 갚는 전략의 가장 큰 문제는 부채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는 데 있다.

 

신용카드 부채는 일반적으로 무담보 부채다.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한다고 해서 채권자가 곧바로 주택을 담보로 차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홈에퀴티론이나 HELOC을 이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때부터 빚은 주택을 담보로 한 부채가 된다. 상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주택 차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기관 역시 주택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집을 처분해 채무를 회수할 수 있다.

 

결국 20%가 넘는 신용카드 금리를 피하려고 6~8% 수준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했다가, 신용카드 빚을 갚는 대신 집을 담보로 새로운 빚을 떠안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것이 상환 기간이다. 예를 들어 2만달러의 신용카드 빚을 단기간에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홈에퀴티론으로 전환하면 금리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10년 또는 15년짜리 장기 대출로 바꾸면 월 납부액은 줄어드는 대신 장기간 이자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전에 기존 신용카드 빚이 발생한 원인부터 점검하고, 대출 이후 추가적인 카드빚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지, 소득이 감소해도 월 상환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꼭 염두에 둘 것은 집은 대다수 가계에게 가장 큰 자산인 동시에, 많은 가정에서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재정 안전판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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