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소득은 계속 제자리
구매력 감소에 경제 타격
전국 고용 시장도‘냉각’
7월 일자리 감소세로 돌아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세가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구매력이 다시 약해지고 있다. 명목임금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식료품과 주거비, 서비스 가격 등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면서 근로자들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의 가치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7월 평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3.2%에 그친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했다. 물가를 반영한 실질 평균 시간당 임금은 6월보다 0.1% 감소했고 지난해 7월과 비교해서도 0.2% 줄었다. 이는 임금이 오르고 있다는 표면적인 수치와 달리 근로자의 구매력이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의미다.
연방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7월 민간 비농업 부문 전체 근로자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37.62달러로 6월보다 2센트, 약 0.1% 증가했다. 1년 전 36.47달러와 비교하면 1.15달러, 약 3.2% 오른 금액이다.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34.3 시간으로 변동이 없었으며, 이에 따라 평균 주급은 1,290.3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의 1,247.27달러와 비교하면 주급은 약 43.10달러, 3.5% 증가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구매력은 이보다 낮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3.4% 상승했다.
결국 시간당 임금이 3.2% 올랐어도 물가가 3.4% 오르면서 실질 시간당 임금은 0.2% 감소했다. 7월 한 달 동안에도 명목임금은 0.1% 상승했지만 물가 역시 0.1% 상승하면서 실질 시간당 임금이 0.1% 감소했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에서 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지표다. 예를 들어 시간당 임금이 3% 올랐더라도 물가가 4% 상승했다면 근로자는 지난해보다 같은 임금으로 살 수 있는 물건과 서비스가 줄어든다.
실질임금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것은 노동시장이다.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오히려 2만3,000개 감소했다. 실업률은 4.1%로 낮아졌지만 노동시장 참여율도 떨어졌기 때문에 실업률 하락을 고용시장 개선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
이 같은 노동시장 변화는 근로자들의 임금 협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많거나 신규 채용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임금을 크게 올려줄 필요성이 낮아진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임금을 찾아 직장을 옮기는 ‘이직 프리미엄’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기존 직장에서 받는 임금 인상률이 낮아지고, 물가가 조금만 더 오르면 실질임금이 다시 감소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이미 이런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미시건대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자신의 소득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8%에 불과했다. 이는 2024년 12월의 18%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준이다.
미시건대는 높은 물가가 앞으로도 가계의 구매력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소비자들이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소득층과 고령층, 대학 학위가 없는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소득 기대가 약해지면 가장 먼저 나타날 수 있는 변화는 지출의 선택과 집중이다. 식료품과 주거비, 의료비, 보험료처럼 줄이기 어려운 필수 지출은 유지하는 대신 외식, 여행, 엔터테인먼트, 의류, 가구 등 재량적 소비부터 줄이는 방식이다.
이는 경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실질소득과 소비심리가 동시에 약해질 경우 경제성장률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