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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안개 낀 듯’…‘브레인 포그’ 뜻밖의 원인 6가지

미국뉴스 | | 2026-08-14 09:28:44

브레인 포그, 뜻밖의 원인 6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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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장 염증·롱 코비드·폐경 등과 연관될 수도

수면무호흡증·비타민 B12 결핍도 원인 일부

만성통증 지속되면 기억력·집중력 등 영향

“단순 건망증 치부 말고 근본 원인 찾아야”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하버드 의대 강사로 워싱턴포스트에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트리샤 파스리차 내과 전문의는 “많은 사람이 ‘브레인 포그(brain fog)’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증상을 들어보면 꼭 내 이야기 같다. 내가 브레인 포그인지 어떻게 알 수 있으며 치료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이 놓치는 뜻밖의 원인 6가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거실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가 문턱을 막 넘은 순간 멈춰 선다. ‘내가 왜 여기 왔지? 뭘 찾으러 왔더라?’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떤 표현이 혀끝에서 맴돌 수도 있다. 재치 있는 말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당황스럽고 자기 자신에게 짜증이 난다. 이는 어쩌면 하루 중 특정한 한순간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온 세상이 안개에 뒤덮인 것처럼 느껴지고, 그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려 애쓰는 듯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많은 환자가 브레인 포그를 이런 식으로 설명한다. ‘뇌 안개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브레인 포그는 마치 머릿속이나 뇌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고 멍한 느낌을 뜻한다. 브레인 포그는 공식적인 의학적 진단명은 아니지만 최근 의학 문헌에 점점 더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최근 논의의 상당 부분은 롱 코비드(long covid)에 집중돼 있지만, 브레인 포그는 폐경이행기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서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 됐다. 워낙 유행어처럼 널리 사용되다 보니 실제로 ‘존재하는 증상’이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브레인 포그 연구자이자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인지·계산신경과학 교수인 애덤 햄프셔는 “브레인 포그는 실제로 존재한다”며 “사람들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삶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나를 비롯해 이를 치료하는 대부분의 임상의에게 브레인 포그는 일상생활을 방해하기 시작할 때 원인을 조사해야 할 상태가 된다. 심각한 경우에는 직장을 유지하거나 가족을 돌보는 능력까지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브레인 포그 자체가 진단명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증상이라고 햄프셔 교수는 말했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인지기능 검사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정상적인 결과를 보이지만, 검사 자체를 수행하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이것이 브레인 포그 연구가 복잡한 이유 중 하나이며, 인지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면 환자들이 자신의 증상을 무시당한다고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브레인 포그는 아마 하나의 일관된 질환이라기보다는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는 공통적인 증상 양상일 가능성이 크다.

브레인 포그는 우울증과 불안, 갑상선 기능 저하, 심지어 초기 치매와 같은 흔한 질환과 관련된 증상이지만 그 중요성이 충분히 인식되지 않고 있다. 나는 대개 이런 질환들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실제로 질환이 있다면 그에 맞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브레인 포그와 관련된 또 다른 뜻밖의 질환 또는 상태 6가지와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이다.

 

■장 염증

많은 경우 브레인 포그의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흔한 위장관 질환을 앓는 사람 가운데 적어도 절반이 브레인 포그를 경험한다. 장과 뇌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나와 같은 신경위장병학자들이 내가 ‘거트 포그(gut fog)’라고 부르는 현상에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셀리악병 환자의 경우 압도적 다수인 80% 이상이 복부 팽만과 설사 같은 전형적인 위장관 증상과 함께 브레인 포그를 경험한다. 약 4분의 1에게는 브레인 포그가 유일한 증상이다. 글루텐은 소장에 염증을 유발하는데, 이 염증이 뇌를 포함한 신체의 다른 부위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새로 셀리악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글루텐이 없는 식단을 1년간 유지한 결과 인지검사 성적이 향상됐으며, 이러한 개선은 소장이 얼마나 잘 회복됐는지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음식과 뇌 기능 사이의 이러한 밀접한 관계는 셀리악병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초가공식품은 일반인에게서도 집중력 점수 저하 및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으며, 이는 염증 경로를 통해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나는 대부분의 환자에게 자연식품과 섬유질을 중심으로 하는 항염증성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하도록 권한다.

 

■롱 코비드

2024년 아일랜드 연구진은 롱 코비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에서는 혈액에서 뇌로 어떤 물질이 통과할 수 있는지를 조절하는 견고한 막인 혈액뇌장벽에 지속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현상을 다뤘다.

단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한 연구에서 럭비 선수와 격투기 선수들 가운데 뇌진탕을 겪은 뒤 머리 CT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왔음에도 수개월 동안 기억력 문제가 지속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혈액뇌장벽이 손상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2020년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들이 지속적인 ‘브레인 포그’를 호소하기 시작했을 때 연구자들에게는 익숙한 현상처럼 들렸다.

연구진은 혈류에 특수 조영제를 주입한 뒤 브레인 포그를 호소하는 롱 코비드 환자 그룹과 브레인 포그가 없는 롱 코비드 환자 그룹을 비교했다. 브레인 포그가 없는 사람들에게서는 조영제가 있어야 할 곳, 즉 뇌 바깥에 그대로 머물렀다. 그러나 브레인 포그가 있는 환자들에게서는 조영제가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새어 들어갔고, 이들의 뇌 스캔 영상에서는 해당 부분이 밝게 나타났다. 롱 코비드 환자의 브레인 포그를 조사한 다른 연구들에서도 뇌의 전기적 파동에 변화가 나타났으며 특정 뇌 영역에서 혈류가 원활하지 않다는 징후가 발견됐다.

 

■폐경이행기와 폐경

브레인 포그는 폐경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 가운데 하나다. 여성의 최대 60%가 어떤 형태로든 브레인 포그를 경험하며, 특히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거나 사람의 이름 또는 숫자를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전국 여성건강 연구’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여성에게 이러한 변화는 경미하며 폐경이행기가 끝난 뒤까지 지속되지는 않는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뇌에서 에스트로겐이 수행하는 역할, 특히 기억력과 실행기능을 관장하는 영역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안면홍조를 경험하는 여성들은 기억력 검사에서 더 낮은 성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수준 높은 대부분의 무작위 임상시험에서는 자연적인 폐경을 겪는 사람들에게 호르몬 대체요법이 인지기능을 개선한다는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안면홍조와 전반적인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반적으로 노화하는 뇌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원칙들은 여전히 적용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중요한 근력운동을 하며,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하고, 사회적 활동을 지속하며, 음주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

사람들은 흔히 수면무호흡증을 코골이와 동일시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여성 가운데 최대 40%는 코를 골지 않고, 밤중에 숨이 막히는 증상도 없으며, 다른 사람이 지켜봤을 때 잠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브레인 포그는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며,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3분의 1 이상에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성인 1,100명 이상을 4년 동안 추적한 연구에서는 새롭게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했거나 기존에 수면무호흡증이 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성인들보다 집중력과 시각정보 처리 능력, 기억력이 더 빠르게 저하됐으며 뇌 백질에서도 측정 가능한 변화가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여성의 약 75%가 진단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지속적 양압호흡기(CPAP) 치료가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 B12 결핍

65세 이상 성인이나 특정 위장관 수술을 받은 사람, 비건 채식주의자 등 비타민 B12 결핍 위험이 있는 사람이 브레인 포그를 경험한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목할 점이 있다. 1988년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비타민 B12 결핍으로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보인 환자의 28%가 혈액검사에서는 정상적인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비타민 B12 결핍 위험 요인이 있다면 다른 종류의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서둘러 비타민 B12를 추가로 섭취해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혈액검사에서 결핍이 확인되지 않고 특별한 위험 요인도 없다면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으며, 비타민 B12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은 돈 낭비가 될 수 있다.

 

■만성 통증

만성 통증 질환인 섬유근육통에서는 인지기능 문제가 너무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들이 이를 가리키는 별도의 이름까지 만들었다. 바로 ‘파이브로 포그(fibro fog)’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가설은 지속적인 통증을 관리하는 데 뇌의 처리 능력과 자원이 소모되면서 원래 기억력과 집중력에 사용됐어야 할 자원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만성 통증이 있는 많은 사람이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

수면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통증 관리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 더불어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은 인지기능과 섬유근육통의 전반적인 증상을 모두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점

브레인 포그와 관련된 질환은 이 밖에도 다발성경화증과 피로 등 다양하다. 브레인 포그를 경험한다면 조기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레인 포그를 일으킬 수 있는 잠재적인 근본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며, 그 가운데 상당수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By Trisha Pasricha, M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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